송진우2000탈삼진,긴박했던순간

입력 2008-06-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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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시간문제일 뿐, 어차피 달성될 대기록이었지만 카운트다운에 들어선 만큼 6일 대전구장에서는 한화 투수 송진우(42)의 일구일구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9086명의 관중들도 모두 송진우의 대기록을 응원하기 위해 구장을 찾은 듯 때로는 숨을 죽이고, 또 때로는 함성을 지르며 일체감을 형성했다. 8회 2사까지 4안타 3볼넷으로 무실점. 이미 투구수는 104개로 평소 한계를 넘어섰다. 0-0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고 있던 까닭에 한화 덕아웃에서는 급히 이상군 투수코치를 마운드로 올려보냈다. 대전 관중들은 일제히 “송진우, 송진우”를 연호하며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앞선 3회 정성훈, 5회 송지만을 각각 스탠딩 삼진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터라 2000탈삼진까지는 정확히 한개만 남은 상황을 관중들도 알고 있었던 터. 이 코치가 덕아웃으로 철수하자 환호성이 터졌다. 송진우는 1구, 1구 더욱 혼신의 힘을 다했다. 어차피 더 이상은 무리란 사실을 스스로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인 듯 초구부터 4구까지 모두 바깥쪽을 택했다. 스트라이크, 볼, 스트라이크, 볼이 연달아 교차하면서 볼카운트는 2-2. 송진우는 5구째 역시 바깥쪽으로 유인구를 뿌렸다. 시속 124km짜리 체인지업이 원바운드로 포수 미트로 빨려들어갔다. 확연한 볼이었지만 송진우의 독기와 관중들의 열기에 압도당했는지 송지만의 방망이는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순간 송진우의 얼굴은 활짝 펴졌고,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한화 선수들 역시 개선장군처럼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대투수를 향해 평소보다 힘찬 하이파이브로 경의를 표했다. 잠시 들뜬 기분을 가라앉힌 송진우는 곧 덕아웃 앞으로 나와 손을 흔들어 관중들의 환호에 답례했다. 이날 투스트라이크만 잡으면 뜨거운 함성을 보내주었던 든든한 지원자들에 대한 벅찬 감사의 표시였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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