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포스트게임]중계끊는지상파, ESPN배워라

입력 2008-06-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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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스포츠 전문채널 ESPN(Entertainment and Sports Programming Network)은 1979년에 출범했다. 코넷티컷 주의 브리스톨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현재 세계적인 방송사가 됐는데도 시골에 본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브리스톨 시가 세금면제 등 온갖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ESPN은 케이블 방송이다. 그러나 국내와 같은 케이블 방송으로 보면 큰 코 다친다. 형식만 케이블일 뿐이지 규모는 지상파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ESPN의 슬로건은 ‘The Worldwide Leader in Sports’다. ESPN의 채널만 봐도 스포츠의 리더답다. ESPN, ESPN2, ESPNEWS, ESPN Classic, 스페인어로 방송되는 ESPN Deportes, 대학스포츠 전담의 ESPNU 등이 있다. 미국에서 ‘ESPN은 곧 스포츠’로 통한다. ESPN을 보게 되면 국내에서 요즘 자주 거론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국내 방송은 콘텐츠를 담는데 아주 소홀하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이면 ESPN을 통해 웬만한 이벤트를 거의 볼 수 있다. 13일(한국시간)을 예로 들어 보겠다. 아침에 ESPN2로 유로2008 루마니아-이탈리아, 프랑스-네덜란드전이 중계방송됐다. 조금 늦은 시간대에 ESPN은 US오픈 골프대회를 5시간 방영했다. 주말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중계방송이다. 게임이 있는 곳에 ESPN이 있다. ESPN이 스포츠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ESPN 야구중계 가운데 가장 시청율이 높은 게 ‘선데이나잇 베이스볼’이다. ESPN측에서 특정 팀에 ‘센데이나잇 베이스볼’을 편성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댕큐다. 2일 LA 다저스-뉴욕 메츠전은 3주 전 ‘선데이나잇 베이스볼’로 중계된다고 두 구단에 통보됐다. 보통 일요일은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낮 경기로 벌어진다. 다저스는 경기 후 다음날 새벽 4시에 LA 공항에 도착했다. 10경기 연속 쉬는 날 없이 게임을 벌인데다 다음날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가 예정돼 있어 피로가 겹쳐 있을 때였다. 그렇다고 방송사의 횡포라고 지적하는 구단관계자, 감독, 지역언론 등은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 전국방송에 다저스가 노출된다는 점에 모두 환영이다. 국내와 크게 대조를 보이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큰 차이가 있다. 미국은 이런 게임을 갑자기 편성할 때 3주 전에 통보한다고 명시돼 있다. 국내에는 이런 명시조차 있는지 모르겠다. 또 하나 ESPN은 미국 스포츠 발전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면서 오늘날 막강한 영향력을 키웠다. 시청율이 낮다고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야구 정규시즌 게임을 외면하는 한국 방송사와는 다르다. 또 하나 정규방송관계로 경기가 한창 진행중인 게임을 끊어버리는 몰상식한 행위를 미국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문 상 열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미국의 주말은 스포츠의 날이다.자정을 넘어서도 학원에 다 녀야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운동선수는 운동기계밖에 될 수 없는 학원스포츠.언제쯤 진정한 지덕체 교육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스포츠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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