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재역전…동타…서든데스서호랑이웃다

입력 2008-06-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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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할 정도로 완벽한 선수. 타이거 우즈(32·미국)의 기록 행진에 브레이크는 없었다. 우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라호야의 토리파인스 골프장 남코스(파71.7643야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US오픈 통산 33번째의 연장전에서 로코 미디에이트(미국)와 18홀 동안 이븐파 동타를 기록한 뒤, 7번홀(파4)에서 열린 서든데스 첫 번째 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해, 보기에 그친 미디에이트를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출발은 우즈가 상쾌했다. 4라운드 동안 세 번이나 더블보기를 기록했던 악몽의 1번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 보기에 그친 미디에이트를 1타 앞서 나갔다. 첫 단추를 잘 꿴 우즈가 우승컵을 손쉽게 차지하는 듯 했지만, 홀을 거듭할수록 45살 베테랑의 투혼이 빛났다. 6번(파4)과 7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9번홀(파5)에서 파를 기록한 우즈는 미디에이트에 3타 차까지 앞서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10번홀까지 3타 차로 앞서가던 우즈에게 위기가 닥친 건 11번홀(파3). 티샷을 벙커에 빠트린 우즈는 6m 짜리 파 퍼트를 놓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흔들리기 시작한 우즈는 12번홀(파4)에서도 또 한번 파 퍼트를 놓쳤고, 기회를 잡은 미디에이트는 13번홀부터 15번홀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승부는 이때부터 더욱 팽팽하게 전개됐다. 우즈는 16번(파4)와 17번홀(파3)에서 버디 기회를 잡아 매 홀 미디에이트를 압박했다. 하지만 우즈의 버디 퍼트는 번번이 홀을 외면해 쉽게 따라잡지 못했다. 우즈에게 남은 기회는 단 한번. 마지막 18번홀(파5) 뿐이었다. 1타차였기에 버디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재연장전에 돌입할 수 있었다. 4라운드까지 우즈는 이 홀에서 한 번의 이글과, 한 번의 버디를 잡았다. 힘차게 휘두른 우즈의 티샷은 326야드를 날아가 페어웨이에 떨어졌다. 4번 아이언으로 215 야드를 날려 2온에 성공한 우즈는 12m 짜리 이글 퍼트를 남겨두었고, 미디에이트는 3온에 성공해 5m의 버디 기회를 맞았다. 우즈는 이글 퍼트를 놓쳤지만 버디에 성공했고,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미디에이트가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하면서 18홀 연장전도 무승부로 끝났다. 두 사람이 서든데스를 치르기 위해 91번째 홀에 당도했을 때, 전 세계 골프팬들은 숨을 죽이고 두 남자의 티샷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긴 승부 때문이었을까. 7번홀(파4)에서 치러진 서든데스 첫 번째 홀의 승부는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우즈가 안정된 티샷으로 2온에 성공한 반면, 미디에이트는 벙커에서 러프를 헤매다 겨우 3온했다. 먼저 버디를 시도한 우즈의 퍼트가 빗나갔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이어진 미디에이트는 6m 짜리 파 퍼트를 놓쳐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골프황제를 상대로 접전을 펼치며 빛나는 조연의 역할을 수행한 미디에이트는 “3타차로 뒤졌을 때 경기는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게 자랑스럽다”며 준우승에 만족해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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