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헌신론VS태극전사‘현실론’

입력 2008-07-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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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치르면서 ‘fully committed(헌신적으로)’라는 말을 즐겨 사용했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히딩크의 의도대로 2002년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은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4강 신화를 이뤄냈다. 당시 태극전사들은 팀을 위해 ‘죽기 살기’로 뛰었다. 히딩크는 8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의 오찬장에서도 이 말을 여러 번 꺼냈다. “내가 아는 한국 선수들은 팀을 위한 희생정신이 투철하다”며 박지성과 이영표를 거론했다. 그는 “지금 새롭게 뽑힌 선수들은 내가 잘 모르지만”이라는 단서를 단 뒤 “그들도 팀을 위해 헌신 할 줄 아는 선수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러시아에서도 대표 선수를 선발할 때 이러한 부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팀을 꾸렸다”고 말했다. 히딩크의 의지가 잘 드러나는 대표적인 사례는 2002년 월드컵 준비 단계에서 이동국, 고종수 등을 개인 생활과 정신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팀에서 이들을 제외시킨 것이다. 허정무호에는 히딩크의 말대로 ‘팀을 위해 모든 걸 쏟아낼 수 있는 선수들이 있는가’에는 의문 부호가 달린다. 허정무호 출범 당시 코칭스태프가 이전에 몸담았던 프로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해 ‘대표 선발 원칙’이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또한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해외파들을 경기에 내세워 경기력 저하가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태극전사의 자부심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표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이런 점을 감안해볼 때 히딩크가 말한 ‘헌신’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태극전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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