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강추뮤지컬]내마음의풍금‘선생님좋아해요’

입력 2008-08-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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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스물넷! 기쁨만이 열일곱, 스물넷 ∼ 우리 처음 사랑을 느낄 때 ∼ 우릴 보고 사람들 모두가 둘 중 하난 바보라고 말했죠!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 낯 뜨겁고 소외당해 눈물도 흘렸지만∼” 봄여름가을겨울의 1989년 노래 ‘열일곱 스물넷’은 일곱 살 차이 나는 남녀의 설렘과 아픔을 노래했다. 7살? 2008년에 둘러보면 호들갑 떨 일도 아니다. 새로 부임한 동수 선생님을 사랑하는 홍연이도 그렇다. 전도연, 이병헌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스물 셋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열여섯 소녀의 이야기다. 딱 7살 차이 남녀다. 선생님 역할을 맡은 뮤지컬 스타 오만석은 “영화의 원작 ‘여제자’를 쓰신 하근찬 작가도 실제로 홍연이와 결혼을 했다”며 드라마의 중심 선상에 있는 홍연이의 캐릭터를 관람 포인트로 꼽았다. “일기는 토요일마다 제출 하거라”, “오늘은 숙제 없느니라” 까무잡잡한 총각 선생님이 애써 근엄한 표정으로 ‘임금님 표’ 말을 건네면, 홍연이 가슴은 쿵덕쿵덕 뛰고 얼굴은 빨개진다. 뮤지컬은 짝사랑하는 여학생의 에피소드와, 여학생에게 꿈을 심어주는 담임선생님의 순수한 모습을 서정적으로 무대에 담아냈다. 꽃, 일기장, 풍금, 나무책상, 다락방 등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세트가 일품이다. 짝사랑의 소녀와 또 다른 짝사랑에 빠진 선생님이 함께 부르는 노래 ‘나비의 꿈’도 귀 기울여 들으면 좋다. “딱딱한 껍질 속에서 조용히 기다리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자기가 나비라는 걸 나비는 알고 있을까” 원작의 작가와 학생은 결혼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뮤지컬은 7살 터울 짝사랑으로 막을 내린다. 1년 6개월 만에 무대로 돌아온 오만석의 열연으로 ‘내 마음의 풍금’은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오만석은 “연습을 하면서 대본이 다섯 번의 진통을 겪었다. 창작뮤지컬이 갖고 있는 진통을 겪으면서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첫 번에 완벽하면 좀 그렇잖아요?”라며 내년과 내후년 계속 더 좋은 공연이 올려질 것을 기대했다. “첫사랑의 추억을 가진 사람, 어린 시절 시골마을의 정서가 궁금한 사람, 자식들에게 부모들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 추억거리·이야깃거리를 많이 가진 분들이 보러오셨으면 좋겠다”고 오만석은 말했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비슷한 소재의 영화 ‘내 마음의 풍금’(1999), ‘여선생 여제자’(2004), ‘첫사랑’(1993)과 함께 감상하면 좋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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