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두력(地頭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두력이란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해결능력을 말한다. 확실히 세상살이는 ‘지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일류대학 경제학박사님보다 시장 순대가게 아줌마가 더욱 ‘경제적’일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삶은 우리들 앞에서 끊임없이 판단을 요구한다. 두 갈래 길을 내놓고는 ‘어느 길로 갈래?’하고 묻는다. 이때 필요한 것이 ‘지두력’이다.
지두력을 키우면 세상 살기가 편해진다(라고 예찬자들은 주장한다).
연구발표에 따르면 지두력이 높은 직업군 가운데에 수학자와 프로기사가 포함되었다고 한다. 프로기사들은 한 판의 바둑을 두면서 끊임없이 수를 읽고, 갈등하고, 판단한다. 본래 지두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 해도 바둑을 두다 보면 발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 바둑을 두면 세상 살기가 편해지는 것이다!
<실전> 흑1은 조금 성급하지 않았을까? 이왕이면 <해설1> 흑을 미리 해 두는 것이 좋았겠다. 백2로 받으면 그제서야 흑3을 차지하면 된다.
실전은 흑1에 백이 얼른 백2로 두고 말았다.
이영구가 여기서 ‘-1’점이다.
<실전> 백16으로 붙인 수. <해설2> 백1로 움직이는 것은 어떨까?
이렇게 두어 흑▲ 한 점을 손아귀에 넣을 수만 있다면 나쁠 게 없다. 하지만 흑6이 애매하다. 백이 받기기 아주 껄끄럽다.
<실전> 백20에 돌이 놓여서는 백이 활발한 바둑이 됐다.
흑은 선착의 어드밴티지를 상실하고 말았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해설=김영삼 8단 1974yskim@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