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인줄알았지만사랑했기에신고하지않았다”

입력 2008-08-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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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을 위해서라면 몸이라도 팔겠다?” 여간첩 원정화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한편의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원정화의 간첩 활동은 과거의 간첩사건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간첩 활동을 위해 성(性)을 도구화한 점이다. 한국판 ‘마타하리’로 비유될 만큼 뛰어난 외모를 자랑하는 원씨는 실제로 교제한 황모 대위와 애인관계로 발전했다. 황 대위는 작년 9월 원정화가 간첩인 사실을 알고도 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실제로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밝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원정화의 ‘몸로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황 대위 이외에도 결혼정보업체로부터 소개받은 김 소령과도 성관계를 가지는 등 모두 7명의 현역 군인들과 교제한 사실이 드러나 관계당국을 당혹케 만들었다. 수법도 다양해졌다. 과거 남파된 간첩들은 위조된 신분증으로 남한 사람인 것처럼 위장하거나, 제3세계 외국인으로 국적을 바꾸고 무전기와 난수표를 이용했다. 그런데 원정화는 탈북자로 위장해 우리 정부에서 받은 지원금과 북한에서 받은 공작금으로 사업에 투자하는 등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또 무전기나 난수표 대신 휴대전화와 이메일을 사용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 원씨는 우리 정부로부터 정착금 3700만원과 매달 생계비 70만원을 받는 등 모두 1억원에 가까운 돈을 지원받아 대북 무역 사업을 하는 등 ‘자립형 간첩’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또 북으로부터 많은 5만5000달러의 지원금으로는 동생이 북한 청진에서 운영하는 외화 상점에 투자하기도 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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