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라~오나라~퓨전사극대장금…경희궁숭정전서30일까지공연

입력 2008-09-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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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맛이 나기에 홍시 맛이 난다 하였는데, 어찌 홍시 맛이 나는지 알았느냐 물으시면…” 가을 홍시 맛처럼 시큼한 맛을 선사하는 뮤지컬이 추석맞이 관객을 반기고 있다. 9월 30일까지 경희궁 숭정전에서 공연되는 ‘고궁뮤지컬 대장금’은 이영애 주연의 ‘대장금’의 명대사를 뮤지컬로 다시 듣는 재미를 선사한다. 드라마는 꼬마 장금이와 숙녀 장금이가 각종 위기를 헤쳐 나가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뮤지컬은 장금이가 출생에 얽힌 불운을 떨쳐가는 데 비중을 두고, 조광조와 중종이 자주 출연한다. 제목을 대장금이 아닌 조광조나 민정호로 생각하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남성의 캐릭터 비중이 장금이와 동등해졌다. 100분 동안 고궁의 분위기를 살려 관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무거운 주제를 부각시켰지만, 공연이 절대 지루하게 전개되진 않는다. 의상이나 춤은 사극이라기보다는 퓨전사극에 가깝다. 민정호의 현대적인 도포자락은 고궁의 자연스러운 바람을 맞아 멋들어진 실루엣을 선사한다. 개혁을 상징하는 장면에서는 별안간 남자 무용수들이 단체로 힙합 춤을 선보인다. 드라마가 군침을 돌게 만드는 전통음식으로 미각을 자극했다면, 뮤지컬 대장금은 관객들에게 고궁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청각’, ‘시각’ 등 오감을 자극한다. 드라마를 보지 않은 독자들이나 작년에 공연된 뮤지컬 대장금을 이미 본 독자들도 온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여기고 감상할 수 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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