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믿는발’에발등찍힌두산

입력 2008-10-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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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등무리한질주역효과만…오재원,비명횡사역전기회놓쳐
역시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일까. 플레이오프(PO)에서 두산 ‘발야구부’가 스스로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승리를 거둔 1차전과는 달리 2·3차전에서는 의욕만 앞세운 무리한 질주로 인해 공격의 맥이 끊기면서 패배의 아픔을 곱씹었다.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3차전. 1회초부터 두산은 장기인 빠른 발로 기회를 엮어내려고 시도했다. 우전안타로 출루한 톱타자 이종욱이 2번 오재원 타석에서 초구에 2루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삼성 포수 진갑용의 송구는 빠르고 정확했고, 이종욱은 비명횡사했다. 결과론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도루 시도 타이밍이 너무 성급한 감을 준 장면이었다. 더욱 안타까운 대목은 1-5로 뒤진 7회초 공격. 1사 후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오재원이 3번 김현수의 3루쪽 내야안타 때 2루를 찍고 3루쪽으로 몇 걸음을 옮겼다가 3루수 김재걸의 재빠른 2루 송구에 걸려 그대로 아웃됐다. 1루에서 2루로 뛴 까닭에 충분히 3루수의 움직임을 지켜볼 수 있었지만 오재원의 리드 폭은 너무 컸다. 곧바로 4번 김동주의 좌전안타가 이어졌으니 두산 벤치로선 더욱 속이 쓰릴 수밖에. 의욕에 비해 부족했던 경기 경험이 오재원과 두산의 발목을 동시에 낚아챈 셈이었다. 오재원에 앞서 6회에는 6번 고영민이 2차례나 포수 송구에 저격될 뻔했다. 역시 1사 후 중전안타로 출루한 고영민은 7번 이대수 타석 볼카운트 1-2에서 진갑용이 피치아웃 후 1루로 뿌린 공에 십년감수했다. 송구가 2루쪽으로 치우쳐 간신히 살았다. 8번 채상병 타석에서 시도한 2루 도루도 진갑용의 원바운드 송구 덕에 성공할 수 있었다. 두산은 1차전 7회말 이종욱-김현수의 현란한 홈 대시로 동점의 균형을 깨고 승리를 ‘훔칠’ 수 있었다. 그러나 2차전 연장 11회말 무사 1루서 최준석의 우익수 플라이 때 1루주자 김현수가 2루로 달리다가 아웃되면서 흐름을 놓쳤고, 결국 패했다. 2·3차전만 놓고 보면 두산의 빠른 발은 부메랑처럼 역효과를 내고 있다. 과욕이 화를 부른 셈이다. 대구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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