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환율연예계희비쌍곡선①]환장할환율,스크린울고마이크웃고

입력 2008-10-21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美촬영‘해운대’제작비껑충…외화수입사“일단개봉연기”
‘1달러=1320원.’ 21일 오후 1시 현재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다. 달러당 1300원을 돌파하며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환율의 고공행진은 국내 방송 연예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화 수입은 물론 한국영화의 해외 로케에 들어가는 비용이 대폭 올랐다. 또 해외 드라마의 수입 단가 역시 올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그런가 하면 가요계는 해외 진출 및 공연이 가져다주는 환차익을 얻고 있다. 그야말로 환율 상승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 셈이다. 11월 중순 미국 샌프란시스코 특수촬영을 앞둔 영화 ‘해운대’ 제작진의 마음은 그리 즐겁지가 않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제작비가 5억 원 가량 갑자기 상승하는 돌발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영화의 한 관계자는 “미국 촬영의 예상 제작비는 약 50억원 정도였다. 1달러 당 대략 1000원을 기준으로 책정한 예산인데”면서 “환율 상승으로 인해 그보다 많은 제작비가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해운대’ 미국 촬영비용 급상승 비상 영화 ‘해운대’는 부산 해운대에 몰아친 지진해일을 다룬 재난영화답게 제작진은 대형 수조가 마련된 미국 스튜디오에서 촬영에 나설 예정이었다. 세트는 물론 CG 등 현지 스튜디오와의 후반작업 연계 등을 고려해 나름대로 제작비를 절약하기 위해 세운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초 예산보다 더욱 많아진 제작비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단 계획된 촬영 분량을 소화한 뒤 다른 부문에서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이 관계자는 “요즘 해외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다른 한국영화 관계자들도 환율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환율 시대’의 어려움을 더욱 체감하는 쪽은 외화 수입사들이다. 환율이 오른 만큼 외화를 수입하는 비용이 높아졌음은 당연하다. 이는 곧 국내 개봉의 손익분기점이 높아지는 것임을 의미한다. 영화 ‘언더 더 쎄임 문’을 수입 개봉한 유니코리아문예투자 최성민 대표는 “아무래도 외화 수입사들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개봉 일정을 미루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수입사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다. 최 대표는 “11월 초 열리는 아메리칸필름마켓에서부터 외화 구매에 나서는 수입사 태도가 전과 다르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외화수입사, 개봉 연기하며 사태 추이 지켜봐 수입사들은 대개 한 편의 영화를 수입키로 하고 계약을 맺을 때 수입가의 20∼30% 가량을 선지급한다. 이후 개봉 일정에 맞춰 프린트를 들여올 때 잔금을 치르는 방식을 택한다. 또 다른 수입사의 한 관계자는 “통관비용 등 부대 비용도 소요되지만 문제는 잔금을 치를 때 환율이 올라 계약 당시보다 많은 원화를 외화로 바꿔 지불할 수밖에 없게 된다”면서 “ 당연히 손익분기점은 높아지고 요즘처럼 ‘손님이 없다’고 울상일 때는 개봉 일정마저 미룰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고 말했다. ○ “규모 작은 한국영화 수출 환차익도 재미 못보죠” 한국영화의 수출면에서는 환차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국영화의 수출 규모나 액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이러한 환차익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영화의 침체 속에서 외화 수입에 관심을 기울여왔지만 최근 영화시장 상황과 맞물린 환율 상승의 급습은 이래저래 영화 관계자들을 울상짓게 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