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여보!당신덕에내가산다오

입력 2008-10-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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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과 들에는 가을이 온 것을 알려주듯 한 잎 한 잎 단풍이 들고 있습니다. 어느새 10월 중순이 지나 가을이 깊어졌습니다. 지난 여름의 무더위를 지나면서 기력이 많이 떨어져서 그런지 잠도 더 많이 자게 되고, 기운도 더 없어집니다. 그래서 아내가 사랑을 담아 제게 베풀어주는 건강관리가 너무나 고맙고 감사합니다. 제 아내는 아침 일찍 저를 깨워서 머리와 어깨 지압을 시작으로 발끝까지 온몸을 주물러 줍니다. 그러면 피곤이 풀리면서, 몸도 가벼워지고, 정신도 번쩍 들게 됩니다.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나오면 아내는 시원한 포도주스를 한 잔 건네줍니다. 포도주스는 아내가 직접 만든 포도주스입니다. 요즘처럼 포도가 쌀 때, 5kg짜리 포도 한 상자를 사서, 30분 동안 뜨거운 불에 끓여 건더기며 껍질, 씨는 채에 걸러내고 국물만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 말 그대로 순수하고 깨끗한 천연주스입니다. 시중에서 여러 가지 첨가물을 넣어 만들어 팔고 있는 포도 주스와는 비교도 안 되는 주스입니다. 포도 주스가 원래 피로회복에 좋다고 하지만, 아내가 만들어 준 그 포도 주스를 마시면 저는 하루 종일 고된 업무에 시달려도 하나도 힘들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일 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내는 따뜻한 물을 세숫대야에 담아 족욕을 시켜줍니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30분 정도 있으면 등과 이마에 땀이 스며드는데, 아내는 제가 족욕을 마치면 발을 닦아주고 지압봉으로 발 한가운데 용천혈부터 강하고 부드럽게 지압을 해줍니다. 일주일에 거의 4∼5일은 그렇게 해주니까 제 아내도 참 대단한 사람입니다. 왕 대접이 정말 따로 없습니다. 여하튼 귀찮을 수 도 있는데 싫은 내색 없이 꼭꼭 챙겨주는 아내 모습을 보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아내를 더욱 사랑하게 된답니다. 요즘 같은 가을엔 제게 꼭 해주는 음식이 있는데 바로 장어추어탕입니다. 저희 집 근처에 부산의 명물인‘동래시장’이 있는데 그곳에 가서 바다장어를 사서 한번 먹을 만큼 냉동실에 보관해 둡니다. 그리고 제가 집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나, 휴일이면 뚝배기에 팔팔팔 끓여서 시원하고 얼큰한 장어추어탕을 끓여줍니다. 그걸 먹으면 저절로 힘이 불끈 솟구치는 게 몸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그런 아내의 사랑을 느낄 때마다 저는 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 마음을 먹습니다. 내색은 안 해도 아마 이런 제 마음을 아내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아홉 살, 여섯 살 두 아이들 키우면서 가정을 훌륭히 지켜내고 있는 내 아내 조유경!! 정말 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부산 동래 | 장호연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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