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땐최대20명까지수용,한사람에1만원…총20개, TV있어추울땐들어가서따뜻하게응원
27일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 부쩍 추워진 날씨에 두터운 점퍼를 입고, 입김으로 손을 녹이는 관중이 적지 않다.
포스트 시즌은 분명 ‘가을 축제’이지만 날씨는 초겨울을 방불케 한다. 이럴 때 따뜻하게 야구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학구장에는 바로 그런 공간이 존재한다. 1,2층 하단 응원석과 4,5층 상단 응원석 사이 3층에 자리 잡은 ‘스카이 박스’가 그 것. ‘야구 명당’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 스카이박스 내부는 어떻게 돼있나
스카이박스는 홈 플레이트를 중심으로 1루 방향으로 11개, 3루 방향으로 9개 등 총 20개가 있다. 방마다 구조가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라운드를 향한 외부 발코니 석 9개, 바로 뒤 창문 안쪽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탁자 좌석 4개, 가죽 소파 5석, 보조 의자 2석 등 최대 20명(정원은 15명)까지 경기를 볼 수 있다.
실내에는 25인치 TV, 소형 냉장고, 에어컨 등을 갖췄다. 같은 층에 위치한 스포츠 카페 ‘드림필드’에서 음식도 시켜 먹을 수 있다.
완벽하게 독립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구장 직원들은 이용객의 허락 없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이용객들은 경기 초반 날씨가 비교적 괜찮을 때는 발코니 석에서 보다가 경기가 중반에 접어들고 추워지면 안에서 몸을 녹이다가 다시 나와 응원한다. 안에는 TV가 있어 세세한 해설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다.
○ 스카이박스는 얼마나 하나
정규 시즌의 경우 스카이박스 1일 사용료는 20만원이다. 일반석(6000원) 입장권의 33배가 넘고, 탁자 지정석(1만5000원)과 의자 지정석(1만원)에 비교해도 가격이 20∼30배에 달한다. 단순 비교하면 엄청나게 비싸 보인다.
하지만 계산을 달리 하면 상황은 바뀐다.
스카이박스 정원이 15명이니 친구나 동료들과 함께 인원을 모집해 이용하면 한 사람 당 2만원으로 즐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스카이박스의 연간 이용권은 700만원이다. 문학구장에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돈으로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다. 그래서 연간 이용권은 대부분 기업에서 구매한다.
○ 스카이박스에서 한국시리즈를 볼 수 있나
한국시리즈를 보기 위해 스카이박스를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포스트시즌 입장권이 일반석 1만5000원, 탁자 지정석 4만5000원으로 뛰니 스카이박스는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할 터. KBO 이진형 홍보팀장은 “방과 사용 인원에 따라 70∼80만원이 든다”고 말했다. 정규 시즌 가격보다 3.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래도 한국시리즈니까 한번 ‘질러볼까’하는 광 팬도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한국시리즈 기간 동안 스카이박스는 일반인에게 판매하지 않는다. 한국시리즈를 벌이는 양 구단, 즉 SK와 두산을 비롯해 인천시, KBO 스폰서 측에서 스카이박스 20개를 나눠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용하려는 곳이 많아 스카이박스 점유를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고.
문학 |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