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바’vs‘화원’사제간로맨스‘배틀’

입력 2008-10-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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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극 경쟁에 사제간 로맨스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MBC ‘베토벤 바이러스’와 SBS ‘바람의 화원’은 각각 음악과 미술이라는 예술적 모티브를 바탕으로 까칠한 남자 스승과 여제자의 야릇한 감정 변화를 담고 있다. 권위 있는 스승의 내리 사랑이 스승과 제자의 경계를 넘어선 남녀간의 사랑으로 변하는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베토벤 바이러스-“선생님, 제가 좋아하는 건우는 못된 건우에요.” ‘베토벤 바이러스’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강마에(김명민 분)와 바이올리니스트 두루미(이지아 분)의 티격태격 사랑을 클래식 선율 아래 조심스럽게 그리고 있다. 사랑에 서툰 ‘나쁜 남자’와 어떤 상처에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다시 사랑하는 ‘짝사랑 여인’의 전형적인 모습이 웃음을 유발한다. 최근 강마에는 사랑을 고백한 두루미(이지아 분)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조심스레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 대관령 해맞이 고개에서 감격의 포옹을 나누고 “니가 아침에 타주는 에스프레소 커피, 그거 커피랑 물 비율이 어떻게 되나, 그거 물어보러왔다”며 특유의 무뚝뚝한 말투로 감정을 표현했다. 졸린 두루미에게 자신의 어깨를 내어주며 “어깨에 머리 기대. 너 머리에 든 거 없으니까 가벼울 거 아니야”라고 애정을 까칠하게 드러낸다. 음악에 있어서는 프로지만 두루미가 살짝 팔짱을 끼자 당황하는 모습은 ‘독설가’ 강마에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바람의 화원-‘까칠 스승’과 ‘청출어람 제자’의 동성애적 사랑 ‘바람의 화원’은 조선시대 천재화가 김홍도(박신양 분)와 남장여자로 살아가는 신윤복(문근영 분)의 아슬한 사랑이 그려진다. 김홍도는 신윤복의 재능에 감탄하며 그림을 가르치고 함께 그리다 점차 윤복의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급기야 홍도는 기생 정향과 함께 있던 윤복을 잡아와 나무라다 뺨을 때리며 숨겨왔던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윤복 역시 홍도의 마음을 조금씩 눈치 채고 언젠가부터 자신이 홍도를 찾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바람의 화원’에는 사제지간과 더불어 동성애 코드가 멜로 진행에 있어 또 하나의 갈등 포인트다. ‘군선도’를 함께 그리며 야릇한 감정을 느낀 홍도가 누워있는 윤복을 가만히 바라보다 입술에 손을 대는 행동은 향후에 진행될 사제지간과 남남의 경계를 넘어야 하는 두 사람의 험난한 로맨스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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