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입장수입홈팀독식제만들자

입력 2008-11-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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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SK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4승1패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싱겁게 끝났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경기를 본 사람들은 안다, 한게임 한게임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승리한 SK는 진정한 강자였으며, 패배한 두산은 다시 일어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두 팀은 색깔에서는 너무나 비교되는 팀이지만, 팀 케미스트리가 일정수준에 도달한 유이한 팀이다. 자기방식대로 승부한 두 팀이기에 지엽적인 아쉬움은 있을 수 있어도, 큰 틀에서는 오랜만에 명승부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아시아시리즈와 WBC가 남아 있긴 하지만, 한국프로야구는 6개월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쳤다. 2008시즌은 한국프로야구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1995년 540만 관중동원이래 13년 만에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또한 올림픽 금메달을 통해 국민들에게 야구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이제 ‘국민스포츠’로 계속 존재하느냐, 다시 수렁 속으로 빠지느냐는 야구계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있다. 필자가 제안하고 싶은 첫 번째 화두는 ‘독립채산제’의 시행이다. 한국프로야구도 이제 27세의 어엿한 청년이 되었다. 보호막에서 벗어나서 홀로 설 나이가 되었다. 아직은 ‘구멍가게’수준이지만, 제대로 된 경쟁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 내년 입장수입부터 홈 팀이 독식하는 체제가 시행되어야 한다. 현재의 72: 28 분배구조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 제도가 갖는 장점은 관중 수를 정확하게 집계하고, 평균관중이 하위인 팀들에게 일정부분 수입을 보존해 줄 수 있다는 정도이다. 문제는 입장수입분배 제도가 갖는 효용가치가 수명을 다했다는 것이다. 관중집계는 제도와 상관없이 이제 정착이 되었고, KIA, 삼성, 한화, 히어로즈가 갖는 작은 구장 불이익은 극복해야할 대상이다. 실제 보존 받는 금액도 따지고 보면 얼마 되지 않는다. 대신 잃어버린 것은 너무 많다. 만일 초창기부터 홈팀 독식구조의 제도가 시행되었더라면 일부구단은 벌써 제대로 된 경기장을 확보했을 것이고, 머천다이징과 마케팅 그리고 팬서비스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진일보 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루라도 빨리 진정한 독립채산제를 시행하는 것이 프로야구 전체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메이저리그와는 달리 구조적으로 ‘통합마케팅’은 어려운 상황이라 가정할 때, 입장수입과 머천다이징 수입은 각각의 구단에 100%로 귀속되는 것이 현실적이며, 가장 수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방송중계권은 일률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구단의 3대 주 수입원인 입장수입, 머천다이징, 중계권료와 관련된 완벽한 제도는 없다. 미국의 MLB, NBA, NFL, 일본의 NPB, J리그, 유럽의 EPL, 한국의 K리그와 KBL도 모두 제 각각이다. 각 리그에 맞는 최적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단지 홈경기 입장수입을 분배하는 리그는 한국프로야구 뿐이다. 만일 한국프로야구에 입장수입 홈팀 독식제도가 시행되면, 팬 유치를 위한 ‘전쟁’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프로야구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대의멸친(大義滅親)의 자세다. 전용배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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