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폭풍,맨시티에이어리버풀도삼키나?

입력 2008-11-05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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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오일머니’의 위력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리버풀까지 삼켜버릴 태세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5일(한국시간) 리버풀의 조지 질레트와 톰 힉스 구단주가 최근 2년간 리버풀 인수에 물밑작업을 벌여온 중동의 투자회사 DIC(Dubai International Capital)와 비밀리에 회의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그들이 나눈 대화는 상당한 진척이 있었으며, 지난달 화두로 떠오른 구단 인수금액에 대해 최종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현재 질레트-힉스는 회복이 불가능한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질레트-힉스는 지난 2007년 ‘콥 풋볼 바이클’이란 컨소시엄을 구성해 2억1900만 파운드(약 4380억 원)에 리버풀을 인수하면서 2억2천만 파운드를 빌렸다. 이들은 1년 뒤 영국의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로부터 3억5천만 파운드를 더 빌려 현재 부채가 5억 파운드(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올해 1월 은행 대출 계약도 만료된 상태라 하루 빨리 구단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칫 구단 매각이 지지부진해지면 은행까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질레트-힉스 역시 어마어마한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순식간에 빈털터리로 내몰릴 공산이 크다. 특히 DIC가 리버풀 인수를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EPL 최다 우승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리버풀이 한 순간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임에도 질레트-힉스는 끝까지 구두쇠 협상을 벌이고 있어 팬들과 전문가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불어 닥친 국제 금융 위기로 매매가가 떨어졌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부채 5억 파운드와 올 시즌 종료시점까지 벌어들인 순수익금을 포함시켜 인수금액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1번의 줄다리기 협상을 벌인 DIC는 부실경영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질레트-힉스와 적정 수준의 인수금에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구단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EPL에 유입된 중동 머니 파워로 화려하게 부활한 맨시티처럼 리버풀도 새로운 구단주의 빵빵한 돈주머니 덕을 보는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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