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우승’노리는포항,‘파리아스매직’실현될까?

입력 2008-11-06 0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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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리그, FA컵 동시 석권을 노리고 있는 포항의 ′파리아스 매직′이 또다시 연출될 수 있을까? 지난 9월, FA컵 8강 대진표가 확정됐을 때 희비가 엇갈렸던 두 팀이 있다. 다름 아닌 성남과 포항.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두 팀의 질긴 악연은 성남을 다시 한 번 울상짓게 만들었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41)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08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성남 일화를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성남을 상대로 42승28무27패의 상대전적을 보유하고 있던 포항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성남을 두 차례나 완파하고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또 최근 전적 6승1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던 포항은 이날 ′성남의 천적′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며 4강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4일, 성남과의 FA컵 8강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파리아스 감독은 ″더블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던 적이 있다. 더블 우승을 향한 파리아스 감독의 의지가 선수들에게 충분히 전달된 때문일까, 선수들은 8강전에서 선제골을 내준 뒤에도 빈 틈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강해지는 경기력을 뽐냈다. 또한 파리아스 감독의 탁월한 선수기용 능력은 성남을 무너뜨리는 열쇠가 됐다. 후반 12분 남궁도(26)를 투입해 팀 분위기에 변화를 꾀했고, 파리아스 감독의 교체 카드는 후반 33분 동점골로 이어졌다. 교체 투입된 남궁도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노병준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슛으로 연결, 포항의 홈팬들이 학수고대했던 동점골을 뽑아냈다. 전반전에 성남이 자랑하는 ′브라질 듀오′ 두두(28)와 모따(28)의 환상 호흡 앞에 선제골을 허용한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은 이날 경기 중 발생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았다. 하프타임 때 스프링쿨러 오작동으로 성남 진영에 물이 뿌려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에 분개한 성남의 김학범 감독(48)은 포항 진영에도 물을 뿌릴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경기는 10분간 지연됐다. 어려움 끝에 속개된 후반전, 성남의 수비수 김영철의 퇴장은 안그래도 불편했던 김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고, 경기는 또다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김 감독은 경기장 밖으로 퇴장을 당했고, 양 팀 선수들은 10분 이상을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서있어야 했지만 파리아스 감독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유로움을 보였다. 포항은 비록 후반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도 추가골을 뽑아내지는 못했지만,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오는 9일 포항은 FC서울과의 정규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이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포항이기에 승점 획득을 위한 승리보다는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른 의미의 승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성남전을 승리로 마친 파리아스 감독은 ″항상 포항은 경기를 이기기 위해 경기장에 들어선다. 서울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결코 홈에서 승리를 내줄 생각이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FA컵대회에서 허정무 현 대표팀 감독(53)이 이끌던 전남드래곤즈에 2연패해 더블 우승 달성에 실패했던 포항이 ′파리아스 매직′에 힘입어 그동안의 꿈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포항=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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