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감독,중동원정에서아픔씻어낼까?

입력 2008-11-13 07:0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중동에서의 아픈 기억, 이번 기회에 씻어낼까?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사령탑 허정무 감독이 중동에서 겪었던 아픔을 이번 기회에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2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전지훈련 장소인 카타르 도하에 입성, 오는 15일 카타르와의 평가전 및 20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을 치르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8년 만에 중동 땅에 발을 들여놓은 허 감독의 마음은 편치 않다. 지난 2000년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2000에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허 감독은 중국과의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뒤 쿠웨이트에 0-1로 패해 8강 탈락의 위기에 놓였다. 이후 인도네시아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3-0 완승으로 극적인 8강 진출을 이뤄낸 허 감독은 이란과의 8강전에서 연장 전반 10분 이동국의 골든골에 힘입어 2-1로 승리, 대회 우승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그러나 한국은 4강에서 만난 사우디에 1-2로 패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2002한일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대표팀이 거둔 성적에 여론과 팬은 들끓었고, 결국 허 감독은 귀국과 함께 무수한 질타 속에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후 한국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도하에 월드컵 본선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세계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4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허 감독은 방송해설위원으로 이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시안컵2000 출전 뒤 8년이 흐른 지금, 허 감독은 당시 자신이 지도했던 이운재(35, 수원), 이영표(31, 도르트문트),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함께 다시 중동에 섰다. 상대는 당시 4강전에서 아픔을 안겨줬던 사우디다. 사우디는 지난 9일 태국과의 평가전에서 나이프 하자지(20, 알 이티하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지만, 주포 야세르 알-카타니(26, 알 힐랄)를 부상으로 잃어 전력구성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해 열린 아시안컵2007 본선 1차전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던 측면 공격수 말렉 무아즈(27, 알 알리)와 사우디리그 득점선두인 미드필더 모하메드 누르(30, 알 이티하드), 공격수 사드 알 하르티(24, 알 나스르) 등이 각각 부상과 경고누적으로 이번 명단에서 빠져 허 감독의 마음을 더욱 가볍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맞대결 당시 후반 31분과 35분 등, 5분 사이에 2골을 내주며 패퇴했던 기억을 잊지 못하는 허 감독은 만반의 준비로 사우디전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은 우선 국내파로만 치르는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 이번에 새로 합류한 임유환(25, 전북), 하대성(23, 대구)을 비롯해 부상과 징계에서 복귀한 염기훈(25, 울산), 이운재(25, 수원) 등과 기존 국내파들의 옥석을 가린다. 이후 그는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현지에 합류하는 박지성과 이영표, 박주영(23, 모나코), 오범석(24, 사마라), 김동진(26, 제니트) 등 해외파를 더해 사우디전에 최상의 전력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8년 만의 명예회복과 19년 만의 사우디전 승리 등, 두 마리 토끼잡기에 나서는 허 감독의 눈매는 그 어느때보다 날카롭다. 【서울=뉴시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