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빅4진입애스턴“이제시작”

입력 2008-1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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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동안 내가 10분 정도 정열을 보인다면 그는 90분 내내 열정적이다. 그는 모든 것에 대해 소리치고 모든 것에 대해 불평한다.” 전 첼시 감독 조세 무리뉴가 현 애스턴 빌라 감독 마틴 오닐을 자신과 빗대 한 말이다. 평소 여성스럽다고 느낄 만큼 조심스런 언행을 하는 북아일랜드 출신의 마틴 오닐이지만 터치라인에서는 격정적인 감독으로 돌변하기 일쑤다. “내가 흥분하지 않는다면 그건 내가 은퇴했거나 아니면 죽었을 때”라고 자신의 유별난 터치라인 스타일을 옹호했던 마틴 오닐이 이번에도 주체할 수 없는 화를 표출했다. 23일 새벽(한국시간) 애스턴 빌라의 홈구장인 빌라 파크에서 벌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경기에서 다잡을 뻔한 대어를 심판의 미숙함으로 놓쳤다고 믿기 때문이다. 퍼거슨도 인정했듯 이 날 애스턴은 전통적으로 맨유에 열세였던 모습에서 탈피하기 위해 맨유를 공격적으로 몰아붙였다. 더욱이 애스턴은 아스널을 무너뜨려 사기가 충천한 상태였다. 공수의 균형 잡힌 모습으로 맨유 퍼거슨의 마음이 점점 조급해질 즈음 맨유의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비디치와 볼 경합 중이던 아그본라허가 쓰러졌다. 이 때 오닐의 분노가 폭발했다. 비디치의 파울이 분명하다는 생각이었다. 경기 후 전 뉴캐슬의 앨런 시어러와 대다수 전문가들은 주심이 레드 카드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의견을 냈다. 맨유를 상대로 승점3을 챙겨 3위로 뛰어 오를 기회를 날린 마틴 오닐이 화가 단단히 난 것은 당연. 경기 후 퍼거슨이 애스턴은 빅4에 진입할 팀이라고 평가한 것처럼 마틴 오닐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크게 성장했고, 또 강팀의 전제조건 중 하나인 시즌 내내 기복이 심하지 않은 팀이 됐다. 결국 맨유와 0-0으로 비긴 애스턴은 아스널을 밀어 내고 빅4 진입에 성공했다. 마틴 오닐이 레스터 감독시절 선수생활을 한 켈러는 “오닐이 감독으로 있는 한 우리는 민주주의 속에 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할 만큼 그는 추진력이 강력한 매니저다. 그런 그가 애스턴을 맡으며 가진 꿈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단순히 빅4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꿈은 25년 동안 유럽무대에서 별 성과가 없었던 애스턴을 유럽의 챔피언으로 등극시키는 것이다. 마틴 오닐의 큰 그림에 빅4진입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요크|전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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