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35년보스의신화마침표

입력 2008-11-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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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 ‘보스’ 조지 스타인브레너(78)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21일(한국시간) 조지 스타인브레너의 아들 할 스타인브레너를 양키스의 새로운 구단주로 승인했다. 이로써 양키스는 조지 스타인브레너의 두 아들 행크와 할 스타인브레너의 체제로 완전히 편입됐다. 그동안 언론에는 아버지를 빼닮은 형 행크 스타인브레너가 자주 노출됐지만 구단주는 의외로 동생인 할에게 돌아갔다. ‘보스’는 미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의 구단주로 꼽힌다. 모든 종목을 통틀어 구단주로서 가장 오랫동안 재임한 인물이다. 1973년 투자자들과 함께 CBS 방송사로부터 1000만달러에 사들인 양키스 구단을 35년이 지난 현재 13억 달러를 호가하는 최고 구단으로 키운 주인공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스포츠에서 구단의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구단은 댈러스 카우보이스, 워싱턴 레드스킨스 등 주로 NFL 구단들이다. 메이저리그 팀으로는 유일하게 양키스가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조지 스타인브레너의 공격적인 경영 덕이었다. 뉴욕 언론은 ‘보스’의 퇴장이 아쉬울 뿐이다. 그는 뉴스의 초점이었다. 그에게 ‘보스’라는 닉네임을 붙여준 것도 뉴욕의 언론이었다. 뉴욕의 가판대 타블로이드판의 헤드라인을 선수보다 더 장식한 인물이 바로 조지 스타인브레너였다. 그야말로 전횡에 거칠 것 없는 발언으로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조지 스타인브레너는 초창기 23년 동안 20명의 감독을 갈아치웠다. 이 가운데 대가 셌던 빌리 마틴은 5차례나 해고와 임명을 반복했다. 단장도 30년 동안 11명이나 교체됐다. 감독과 단장은 항상 좌불안석이었다. 그는 1980년 당시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액인 10년 2300만달러에 외야수 데이브 윈필드를 영입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 만큼 성적을 올리지 못하자 뒷조사를 해 커미셔너로부터 양키스타디움 출입을 제재당하는 징계를 받기도 했다. 더구나 포스트시즌에서 약했던 윈필드에게 ‘미스터 옥터버(레지 잭슨)’에 대치되는 ‘미스터 메이’라며 조롱까지 했다. 윈필드가 양키스를 포기하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모자를 쓰고 명예의 전당 멤버가 된 이유도 스타인브레너와의 이런 불화 때문이었다. 그러나 복권이 된 1993년 이후 스타인브레너의 전횡은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젊은 벅 쇼월터에게 4년 동안 감독을 맡기면서 팀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어 애틀랜타, 세인트루이스, 뉴욕 메츠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지도자 조 토리를 영입하면서 제2의 양키스 전성기를 여는 발판을 마련했다. 스타인브레너는 1973년 구단을 사들인 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10차례, 월드시리즈 6차례 우승 트로피를 양키스타디움에 들여놓았다. 2009년 뉴양키스타디움 개막과 함께 양키스는 할 스타인브레너 체제로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된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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