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의 구단 운영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7개 팀으로 페넌트레이스를 진행했을 때 드러날 갖가지 파행이 우려돼 긴급 조달된 구단임은 야구팬이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태어나지 말아야 할 구단이 프로야구를 하고 있으니 제도나 뿌리 면에서 가장 앞섰다고 자부했던 프로야구단의 위상은 추락할 대로 추락한 상태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가 ‘야구의 높은 고결함을 보존하는 것(Preserve the competitive integrity of the game)’이라고 명시돼 있다. 한국 프로야구 커미셔너에게 이런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1997년 재정난에 허덕이던 쌍방울 레이더스가 간판선수들을 판 돈으로 운영자금을 사용했을 때 커미셔너는 규약으로 명시해 이를 사전에 방지했어야 했다. 최고의결기관인 구단주 총회에서도 이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야 했다. 이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때뿐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11년이 지나 히어로즈는 25세의 어깨 싱싱한 에이스급 장원삼을 돈 많은 구단 삼성에 30억원에 팔아 넘겼다. 당사자격인 히어로즈와 삼성을 탓하기에 앞서 1997년 쌍방울 사태 때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았던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기존 구단들의 잘못이 더 크다.
메이저리그는 현재 선수의 현금 트레이드 때 ‘100만달러가 넘으면 안 된다’고 커미셔너 명으로 못을 박았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 100만달러면 아주 미미한 액수다. 그렇지만 드래프트로 유망주를 데려와 히어로즈처럼 돈으로 뉴욕 양키스 같은 부자 구단에 팔 수 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막아 놓은 것이다.
미국이라고 히어로즈 구단주 같은 사람이 없겠는가. 보스턴 레드삭스가 1919년 베이브 루스를 12만5000달러에 뉴욕 양키스로 판 배경도 펜웨이파크 건설에 돈이 없어서였다. 당시 12만5000달러는 어머어마한 액수였다.
원래 현금 트레이드에 제동을 건 커미셔너는 보위 쿤(작고)이다. 쿤은 15년 재임기간 동안 프리에이전트(FA) 도입과 제도 정비를 통해 메이저리그를 강력하게 이끈 훌륭한 커미셔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쿠퍼스타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쿤은 1975년 오클랜드의 고집불통 찰스 핀리 구단주가 팀의 간판선수들을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에 현금 350만 달러에 트레이드를 하려고 하자 커미셔너 명으로 제동을 걸었다. 쿤 커미셔너는 1976년 선수의 현금 트레이드는 40만달러를 넘을 수가 없다고 규정을 만들었다.
세월이 흘러 버드 셀릭이 들어서서 지금은 현금 트레이드가 100만달러가 넘을 수 없게 된 것이다.
KBO가 제도적으로 거액이 오가는 현금 트레이드를 막지 않을 경우 앞으로 제2의 장원삼 트레이드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지난 1년 동안 히어로즈가 한 일을 보면 프로야구 시계는 80년대로 돌아간 듯하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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