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뻣뻣 희경 “그래도 좋아요”
KLPGA 최고의 춤꾼을 누구일까. 다섯 명의 춤 실력이 어느 정도 인지 궁금했다. 선수들에게 춤을 가르치는 트레이너 이선화 씨는 “생각보다 잘 따라 해요. 골프선수라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틀 연습하고 이 정도면 적응이 빠른 편이죠”라고 칭찬했다. 시즌 종료 후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아직까지 한번도 연습에 참가하지 못한 유소연은 토요일부터 5시간씩 개인 연습에 들어갈 예정이란다.
춤 솜씨가 가장 뛰어난 선수는 김하늘이다. 유연한 몸에서 나오는 웨이브와 리듬감이 기대 이상이다. 마치 원더걸스의 유빈같다.
“춤 좀 춰본 솜씬데”라고 하자 “초등학교 때 몇 번 췄던 것 말고는 춤을 출 기회가 없었어요.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웃어넘긴다. 특별히 배운 적도 없는데 ‘노바디’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을 보면 골프선수 말고도 다른 피가 흐르는 듯 보였다.
훤칠한 키의 서희경은 예은과 닮았다. 안무가 틀리면 무조건 웃음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웃는 모습까지 예뻐 보여 실수를 해도 귀엽기만 하다. “아직 동작이 서툴러 옆 사람의 동작을 보고 따라하는데 어려운 동작이 나오면 몸이 말을 듣지 않아요.”
서희경의 장기는 노바디의 하이라이트라인 ‘총알춤’이다. 한방 맞으면 누구라도 그녀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게 만든다.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홍란은 제법 경지에 올랐다. 선예를 보는 듯 의젓하다. “집에서도 매일 1시간씩 연습하고 있어요. 엄마가 생각보다 잘한다고 좋아하세요.”
막내인 최혜용은 소희처럼 깜찍하다. 언니들에 비해 동작이 서툴고 몸도 뻣뻣해 걱정이지만 마냥 귀엽게 보인다. “제가 가장 몸치예요.” “누가 가장 몸치냐”는 질문에 수줍은 듯한 표정으로 살짝 손을 들어 올리는 최혜용은 쥐구멍이라도 찾는 눈치다.
이날 연습에 유소연이 빠진 게 아쉬웠다. 5명의 멤버가 한 자리에 모여 연습하면 원더걸스와 대결을 펼쳐도 뒤지지 않을 기세다.
○ 경쟁자에서 언니·동생으로
필드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우승 경쟁을 벌이는 사이였는데, 밖에서는 사이좋게 선후배의 정을 나누는 모습이 새롭게 보였다.
홍란은 “정말 재미있고 신나요. 특별히 춤을 배울 시간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춤도 배우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어서 매우 좋아요”라며 즐거워했다.
김하늘도 “집에서 연습하면 엄마가 신기한 듯 쳐다봐요. 처음에는 잘 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워두고 싶어요”라며 열의를 불태웠다.
필드에서야 한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남기기도 하지만 이날은 실수를 해도 서로 격려하면서 도움을 주는 모습이 친자매 이상처럼 느껴졌다. 원더걸스의 노바디 열풍에 이어 올 겨울 미녀골퍼들의 ‘노바디’가 또 다른 핵 폭풍을 몰고 오지 않을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내일이면 모든 안무가 완성돼요. 의상까지 갖추면 실제 원더걸스 못지않을걸요. 12월 11일을 기대해주세요.” ‘그린 원더걸스’의 데뷔 무대는 12월 11일 오후 6시 리츠칼튼 서울 시상식장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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