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첫골기퍼MVP이운재“실수이해해준아내고마워”

입력 2008-12-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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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이운재,기쁨의눈물
이운재(35·수원)와 아내 김연주 씨는 지난 달 태어난 셋째 아들의 이름을 아직 짓지 못했다. 대신 복을 많이 받고 태어났고, 앞으로도 복덩이가 될 거라는 의미로 ‘만복이’라 부르곤 한다. 복덩이 아들의 힘일까. 이운재에게 상복이 터졌다. 이운재는 9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진행된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했다. 현장에서 발표된 K리그 기자단 투표 결과, 이운재는 93표 중 72표를 얻어 이근호(대구· 16표)와 데얀(서울· 5표)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역대 K리그에서 골키퍼가 시즌 MVP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 이운재는 2003년 성남 김도훈(당시 33세)이 세웠던 역대 최고령 MVP 수상 기록도 갈아 치우며 한국축구사를 새로 썼다. 또한 1999년과 2002년, 2004년에 이어 네 번째로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운재의 MVP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 올 시즌 39경기에 출전해 29실점(경기당 평균 0.74골)으로 수원의 ‘더블’ 달성에 큰 역할을 해냈다. 30대 중반의 나이. 축구 선수로서 은퇴를 생각해야 할 시기에 이처럼 제 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이운재는 3년 전, 불어난 체중으로 ‘돼운재’라는 달갑지 않는 별명을 들으며 딸에게 “왜 아빠는 매일 벤치에만 앉아 있느냐”는 말까지 들었다. 작년 이맘때는 음주파동으로 자칫 선수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3년 전에도 올해도 이운재는 누구보다 독하게 땀을 흘렸고, 그 결과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이운재는 “너무나 큰 상을 받게 돼서 기분이 좋다. 그라운드에서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계속 운동할 수 있도록 해준 팀에 감사한다. 어려울 때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운동해 이런 영광을 안게 된 것 같다. 실수를 잘 이해해 준 아내와 아이들에게 고맙고, 많은 노력이 이렇게 결과로 나오게 돼 정말 다행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가 오늘 세운 최초, 최고령이라는 기록들을 후배들이 깨줬으면 한다. 동계훈련도 열심히 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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