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11명’고양KB국민은행,‘정신력으로맞선다’

입력 2008-12-17 19: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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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KB국민은행이 11명의 전사들로 ´파란´을 일으킬 태세다. 2008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4강에 진출한 경남FC, 고양 KB국민은행, 대구FC, 포항스틸러스가 올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일전을 앞두고 있다. 이중 실업축구 팀으로는 유일하게 4강까지 올라와 18일 경남FC와 준결승전을 치르는 고양 KB국민은행은 페르시아 100만 대군에 당당히 맞섰던 300명의 스파르타 용사들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2006년에 이어 2년 만의 준결승 진출을 일궈낸 고양KB는 올해 FA컵 32강과 8강에서 FC서울과 전북현대를 잇달아 격침시키는 파란을 일으키고 4강행 티켓을 거머 쥐었다. 4강 진출까지 힘겨운 행보를 이어온 고양KB는 11명의 선수로 싸워야 하는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딪혀 더 이상의 반란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양KB는 현재 28명의 선수 중 14명이 드래프트 신청 때문에 계약해지를 한 상태다. 게다가 남은 14명 선수 가운데 2명은 부상, 한 명은 경고누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어 11명의 선수로 싸워야 하는 힘겨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로 인해 고양KB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최익형 골키퍼 코치와 이영민 코치, 3년 전까지 선수생활을 하다가 부상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신형호 매니저 등 3명을 임시선수로 등록했다. 고양KB를 이끌고 있는 이우형 감독(42)은 17일 오후 제주시 제주펄관광호텔 지하 1층 연회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4강에 오른 프로팀 감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악전고투´가 예상되는 상황 속에도 이 감독은 "변명은 하지 않겠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이끌어내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며 불굴의 의지를 보였다. 이어 그는 "감독인 나도 선수로 등록해 뛰고 싶은 심정이지만 이런 악조건은 고양KB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양KB는 지난 2006년 8강에서 경남과 1-1 무승부를 기록하고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해 4강에 오른 적이 있다.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이 감독은 차분한 경기 운영으로 ´2년 전 희열을 다시 한 번 만끽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경기 지배율은 프로팀인 경남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힌 이 감독은 "숫자가 적다 보니 공격적으로 빨리 승부를 보겠다는 경기 운용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며 준결승전 전략을 밝혔다. 비록 최상의 전력은 아니지만 승리를 맛볼 수 있는 충분한 저력을 지니고 있는 고양KB가 또 한 번의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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