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욕먹고큰다?…노이즈마케팅너무해

입력 2009-01-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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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를 만들어야 하는데….” 신인을 키우는 가요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어지간해서는 음악 한번 제대로 알리기 힘든 경쟁시대에 단지 실력 있고, 노래만 좋다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음반 제작자들은 거의 없다. 그래서 대부분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이슈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쓴다. 스타급 가수와 합동작업으로 이름을 알리는 것은 이제는 보편화된 신인 띄우기 노하우 중 하나. 여자가수의 경우 때론 과감한 노출로 관심을 끌고, 어떤 이들은 교통사고나 투병 등 사건 뉴스를 통해 자신을 알린다. 일명 ‘노이즈 마케팅’이다. 그러나 노이즈 마케팅에도 상도(商道)는 있다. 나를 알리고 주목을 받기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불문율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기본적인 상도의마저 외면하고 오로지 ‘자기 알리기’에만 급급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래퍼 육공로우(60row)는 최근 가수 아이비가 구설에 오르자 그녀를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신곡 ‘투 마이 디바’를 발표했다. 5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이 노래에서 육공로우는 ‘당신은 한국에서 제일 섹시한 디바/궁핍한 대중의 공감을 구걸하지 마/동정심이나 공감을 사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렸고’라고 비난했다. 육공로우란 이름은 단숨에 온라인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그런가 하면 신인가수 휘는 최진실 등 연예인 자살을 다룬 디지털 싱글 ‘투나잇’을 선보였다. 휘측은 아예 보도자료에서 “최진실 등 연예인들의 자살을 소식을 접한 후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고 밝혀 빈축을 사기도 했다. 노랫말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또 가수들이 노래를 통해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것은 표현의 자유이다. 하지만 노래에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담을 때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단지 세상에 화제가 된다고, 또는 남들 이목 끌 수 있다고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육공로우는 이미 아이비뿐 아니라 손호영, 동방신기, 빅뱅까지 노래에서 비난을 해 ‘비방 전문 래퍼’라는 별칭을 달았다. 그가 선택한 ‘비난 마케팅’에 상처 입는 가수들은 누가 치유해주는 걸까.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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