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원의도쿄통신]日안방극장‘포스트기무라’는누구?

입력 2009-01-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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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일드’주인공세대교체?
2009년 일본 안방극장의 첫 머리에 세대교체의 완성이 이뤄질 것인가. 연말연시의 왁자지껄한 특집프로그램들이 막을 내리고 정규프로그램이 다시 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이번 달 스타트하는 드라마의 진용도 주목을 사고 있다. 민영 방송사들이 개봉 박두를 알리고 있는 메뉴들에서 무엇보다 두드러진 경향은 청춘스타의 전면배치다. 지난해 기무라 타쿠야를 제외하고는 소리마치 타카시, 타케노우치 유타카, 오다 유지 등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풍미한 이른바 ‘일드’의 얼굴들이 예전만한 화력을 발휘하지 못한 가운데 새해 드라마의 포문을 여는 간판은 주로 팔팔한 청년들의 몫이 됐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치아키 선배’ 타마키 히로시를 비롯해 에이타, 카메나시 카즈야 등 20대 스타들이 각 방송사 화제작의 선두에 서는 것이다. 지난해 ‘라스트 프렌즈’, ‘아츠 히메’등 히트작에서 주조연급으로 활약한 에이타는 후지TV의 ‘노른자’타임인 월요드라마의 주연 자리를 꿰찼다. ‘보이스-망자의 목소리’에서 법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역을 맡아 일본 드라마의 단골 메뉴인 의학드라마 장르의 새로운 소재 발굴을 시도한다. 타마키 히로시는 파트너 체인지로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발칙한 러브코미디인 TBS드라마 ‘러브셔플’의 주인공을 담당한다. 인기 아이들 그룹 ‘카툰’의 멤버 카메나시 카즈야는 히트작 ‘노부타 프로듀스’시절부터 끈끈한 인연을 엮어온 니혼TV에 둥지를 틀어 베스트셀러 만화를 극화하는 ‘신의 물방울’을 리드한다. 이밖에 오구리 슌, 이쿠타 토마 등 청춘스타를 다수 대출한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이번에 후지TV 화요드라마 ‘시녀의 집사’로 주연의 영예를 따낸 미즈시마 히로도 세대교체 바람에서 요주의 대상이다. 이들 20대 스타의 경쟁적인 출격이 흥미로운 이유는 일본의 젊은 남자 배우군이 워낙 ‘오르락 내리락’하는 점과도 관련이 있다. 이 또래의 스타들 중에는 한방의 히트를 기록한 사례는 많아도 연타를 터뜨리며 믿음직한 시청률 제조기로 딴딴히 자리 잡은 별은 드물다. 일단 스타덤에 올랐더라도 후속타가 제대로 따라주지 못하면 어느새 냉정하게 캐스팅 대상에서 밀려나는 것은 당연한 순리. 타마키 히로시의 경우 현재 CF출연작수에서 남성스타 넘버1을 차지할 만큼 여전히 ‘노다메 칸타빌레’의 빅히트 효과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드라마 ‘사슴 남자’로는 큰 반향을 자아내지 못했다. 이번 드라마마저 시들시들한 반응을 얻는다면 입지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사슴 남자’와 같은 독특한 작품 대신 인기작가 노지마 신지의 극본에 다이고 등 화제성 있는 캐스팅을 겸비한 코믹멜로물을 선택한 것도 젊은 배우군의 선두 진용에서 이탈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사프리’,‘단 하나의 사랑’, ‘1폰드의 복음’ 등 3회 연속 범타에 그친 카메나시 카즈야도 ‘포스트 기무라 타쿠야’라는 쟈니스사무소의 기대에 부합하려면 이번에는 꼭 멋지게 홈런을 날려야 하는 상황이다. 후지TV의 간판 드라마로 주연 데뷔전을 치르는 에이타 역시 이번이 드라마의 흥행을 견인하는 스타성을 검증 받는 떨리는 기회. 특히 후지TV 월요드라마의 주인공은 영광스러운 반면 실패했을 때 내상도 깊은 자리이다. 매분기 세대교체 바람은 불었지만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눈에 띄는 흔적은 남기지 못한 일본 안방극장이 이번에는 과연 ‘제2의 시청률 사나이’만들기에 성공할 지 관심을 모은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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