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관중은언제나약자의편?

입력 2009-01-16 0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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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은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선다?´ 스포츠 경기의 묘미는 약자가 강자를 제압하는 데 있다. 실제로 많은 스포츠팬들이 약팀의 편에 서서 경기를 관전하고, 약팀이 예상을 깨고 강팀을 이기기라도 할 때면 뛸 듯이 기뻐하며 감격한다. 이같은 경향은 축구국가대표팀이 동계훈련 연습경기를 치른 제주도에서 다시 증명됐다. 허정무 감독(54)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5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 서귀포 시민축구장에서 광운대를 상대로 연습경기(1-1 무승부)를 치렀다. 당시 경기장에는 300명에 가까운 관중이 들어차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쉽게 보기 힘든 대표팀 경기를 직접 관전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중석을 메운 것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겨울 추위를 피해 훈련장소를 따뜻한 제주도로 옮긴 중고교 축구부 선수 및 감독, 그리고 학부모들이었다. 오후 2시30분 주심의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관중은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될수록 관중의 응원은 대표팀 대신 광운대 쪽으로 기울었다. 2008년 U리그 10개 팀 중 6위에 올랐던 광운대는 전반 초반부터 우렁찬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쳐가면서 대표팀을 압박했다. 관중의 응원에 힘을 얻은 광운대는 예상을 깨고 후반 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측면 크로스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대표팀 수비수들의 위치 선정이 좋지 않았고, 공을 따낸 광운대 공격수 전성찬이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든 것이다. 광운대는 후반 19분 대표팀 수비수 강민수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결국 대표팀과 1-1로 비기는 데 성공했다. 물론 광운대가 1년 이상 꾸준히 손발을 맞춰온 선수들로 구성된 반면 대표팀은 지난해 11월20일 이후 56일 만에 만나 실전을 치른 선수들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양 팀을 절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개인기량 면에서 떨어지는 광운대 선수들이 국내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멋진 경기를 펼치는 장면은 관중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서귀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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