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대마초용병은KBL의원죄

입력 2009-01-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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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기간 한국프로농구(KBL)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용병이 대마초를 피운 사건이 터진 것이다. 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24일 디앤젤로 콜린스(서울 SK)를 소환해 대마초 흡연에 대해 조사를 벌였고, 콜린스가 혐의 사실 일부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마약검사를 받은 선수는 콜린스를 포함해 3명. 콜린스는 소변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현재 정밀조사가 진행중이다. 확실한 결과는 2월 초 나올 예정이다. 나머지 2명은 음성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콜린스의 교체를 결정했다. 프로농구의 한 관계자는 “콜린스가 검찰 조사과정에서 여러 명의 이름을 거론한 것 같다. 때문에 검사 대상이 7-8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도 “조사대상은 최소 5명 이상인 것으로 안다. 하지만 A선수 이외에 다른 2명이 음성반응이 나와 나머지 선수에 대한 검사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는 콜린스 이외에 적발된 선수가 없지만 다른 선수들까지 검사를 받게 될 가능성도 남아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KBL의 용병 관리에 허점이 노출됐다. KBL은 그동안 용병들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2002년 용병 에릭 마틴과 제키 존스가 대마초의 일종인 해시시 흡연으로 퇴출됐다. 또 전자랜드 제이 험프리스 감독 또한 비슷한 마약 문제로 팀을 떠난 바 있다. 농구계에서는 쉬쉬하고 있지만 에이즈 파동도 있었다. KBL은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계속해서 마약 등 비슷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원인은 용병선발과정에 있다. KBL은 용병들에게 몇 가지 필수항목에 대한 검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에이즈검사, 간기능검사, 혈당수치, 소변검사 결과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대마초검사는 필수항목이 아니다. 때문에 대마초 흡연자를 걸러낼 장치가 없다. 개인 사생활까지 감시하며 일일이 체크할 수는 없지만 KBL 차원에서 좀 더 철저한 사전 조사가 이루어져야만 용병의 마약 사건을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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