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핸드볼선수권>이재우,“세계선수권,런던올림픽성공초석될것”

입력 2009-01-30 08:2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대로 돌아가면 구단에서 싫어할텐데 걱정이에요." 마케도니아와의 제21회 국제핸드볼연맹(IHF) 남자세계선수권대회 11~12 순위결정전에 선발출전, 전반 도중 오른쪽 골반 부상을 당한 이재우(30. 일본 다이도스틸)는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부상 부위를 어루만지며 연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재우는 대회 예선과 본선, 순위결정전 등 9경기에 모두 나서 라이트백 역할을 수행하며 체력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선전에 일조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곧 시작되는 일본리그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재우는 지난 2007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마지막 경기에서도 무릎 통증을 참고 뛰다 경기 후 병원 진단에서 피로골절 판정을 받고 오랜 기간 재활에 매달린 적이 있다. 그를 믿고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대표팀 장기출장을 허락했던 소속팀 다이도스틸에 미안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재우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남자핸드볼이 8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2라운드(본선)에 진출한 것과 이로 인해 후배들의 기량이 상승할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던 윤경신(36. 두산), 백원철(32. 일본 다이도스틸) 등 선배들이 빠진 가운데 자신보다 많게는 10살 어린 후배들을 이끄는 유일한 해외파로서 큰 책임감을 갖고 대회에 나섰던 그였기에 뿌듯함은 더욱 크다. 이재우는 지난 2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마케도니아전을 마친 뒤, "대회에 나서기 전에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나 역시 큰 부담감을 안고 출전했다. 하지만 후배들이 정말 잘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세계무대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한국 남자핸드볼이 갈 길이 멀다고 보고 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패스플레이에 이은 다양한 공격이다. 이재우는 "수비와 체력적인 면에서는 이전에 비해 향상됐지만 조직력은 부족했다"며 "유럽 팀들은 좌우 측면 크로스를 계속하며 공간을 만들어 갔지만 우리는 1대1 공격에 치우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헝가리전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보았듯이,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집중력 및 결정력이 부족했다. 또한 상대팀이 2분 간 퇴장으로 한 명이 비었을 때 좀 더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재우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스페인, 헝가리, 마케도니아전을 꼽았다. 대회 예선 최종전에서 1장 남은 본선 출전 티켓을 놓고 다퉜던 상대인 스페인은 이전까지 역대전적 8전8패의 절대 열세를 보였던 팀이었다. 특히, 이재우는 자신이 출전했던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 본선 8강에서 후반 체력열세로 스페인에 24-29, 5점차로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한 적이 있어 승리에 대한 의지는 더욱 불타오를 수밖에 없었다. 열세가 점쳐지던 한국은 스페인과 접전 끝에 24-23, 1점차로 승리하며 결국 본선 출전을 이뤄냈고, 사상 첫 스페인전 승리라는 보너스까지 얻었다. 그러나 본선에서 슬로바키아(20-23), 프랑스(21-30)에 연패한데 이어 헝가리(27-28), 마케도니아(31-32)에 종료 직전 실점해 통한의 패배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재우는 "헝가리전도 그랬지만 마케도니아 선수들의 전체적인 컨디션이 크게 좋아 보이지 않았다. 막판 한 방이 필요했던 시점인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던 이재우는 그동안 여자대표팀의 빛에 가렸던 남자대표팀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드러났듯이 한국이 유럽에 비해 절대열세를 보이는 전력은 아니다.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다. 이번 경험이 런던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우는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며 "앞으로 얼마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힘이 닿는 한 대표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자그레브(크로아티아)=뉴시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