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남녀“하루종일악쓰다탈진도…”‘아내의…’김서형·‘에덴의…’조민기악역열연

입력 2009-01-30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출연내내화부글부글…우울증생길정도예요”
드라마에서 격정적으로 감정을 쏟아내며 긴장감을 높이는 악역 캐릭터는 요즘 안방극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극중에 자주 화를 내거나 고함을 치는 연기 스타일 때문에 이들은 시청자들 사이에 ‘버럭 캐릭터’로 불린다. 요즘 안방극장의 인기코드로 자리잡은 ‘버럭 캐릭터’의 대표주자는 SBS ‘아내의 유혹’의 김서형(신애리 역)과 MBC ‘에덴의 동쪽’의 조민기(신태환 역). 두 사람 모두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갈등과 고난을 일으키는 전형적인 악역. 이들은 시청자의 재미를 위해 매 회 ‘버럭’ 화를 내며 갈등을 일으킨다. 덕분에 시청률은 연일 상승세를 타지만, 연기자들은 탈진에 우울증까지 생겨 남다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김서형은 시도 때도 없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애청자 사이에 ‘버럭 애리’로 통한다. 원초적인 감정 표현에 충실한 그녀는 최근 인터뷰에서 “그냥 소리만 지르면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감정이 몰입된 상태에서 소리를 질러야 하기 때문에 힘이 몇 배는 든다”고 말했다. 점점 독해지는 그녀의 연기로 ‘버럭’하는 횟수가 자꾸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러다 보니 김서형은 “화내고 악쓰는 부분이 많을 때는 하루에 10회도 넘는다. 그 많은 감정을 쏟아내면 집에 가서 거의 탈진해 다음날 일어나지도 못한다”라고 하소연 할 정도. 악녀 김서형 못지않게 드라마에서 화를 내며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은 조민기도 마찬가지다. ‘에덴의 동쪽’에서 조민기는 50부작 내내 악을 쓰면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조민기의 한 측근은 “악역으로 반년 가까이 살아보니 너무 힘들다. 제대로 한번 쏟아내고 나면 몸이 몸살 걸린 것처럼 힘이 들고, 정도가 심할 때는 우울증까지 생길 정도”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조민기는 영화 ‘다크 나이트’에 악당 조커로 출연한 뒤 숨진 히스 레저에 대해 역시 조커를 연기했던 잭 니콜슨이 ‘그 배역은 배우를 죽이는 역’이라고 했던 말을 “요즘 너무 깊이 공감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소속사 한 관계자는 “일단 촬영이 끝나면 최대한 감정을 빨리 추스르려고 가급적 많이 웃는 등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