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필드오브드림]최향남의인내-약속지킨롯데

입력 2009-02-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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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로풀어낸ML진출박수를…
지난 몇 주간 말도 많았던 최향남(사진) 문제가 일단 세인트루이스 진출로 가닥이 잡혔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에서 3일이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 진출을 허용할 것처럼 보였던 롯데 구단이나, 이를 맹목적으로 믿었던 최향남 역시 서로 큰 상처를 받을 수 있었던 상황으로 끌려갈 수 있었지만 결국 규약에 의거해 포스팅시스템을 적용했고 이에 대한 미국 구단의 반응으로 명분을 찾을 수 있는 쪽으로 결론이 맺어졌다. 3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지는 것은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 또한 세인트루이스가 스프링 트레이닝이라는 관문을 통해 최소한 마이너에 있기도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다면 계약상 그는 오갈 데도 없는 신세가 된다. 언론에서 밝힌 바와 같이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이미 임의탈퇴 선수로 묶였기 때문에 올 한 해를 소속팀 없이 허송세월할 수도 있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팬들의 반응도 ‘도전 정신이 아름다운 최향남을 돕자’라는 편과 ‘어차피 성공하기 어렵고 국내 야구의 자존심을 살려야 하며 자신의 꿈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선수’라는 편으로 나뉘기도 했다. 어느 의견이든 일리도 있고 최향남을 아끼는 마음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당사자 최향남은 스프링 트레이닝 한 달에 올 한 해를 걸어야하는 배수진을 쳐야만 한다. 그 성패는 3월말이면 결론을 찾을 것이다. ‘왜 이리 힘들고 앞날이 불투명한 결정을 내려야 했느냐’는 질문엔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무대에 꼭 서고 싶다”는 너무나도 심플한 이유가 그의 대답이었다. 오히려 이것저것 재고 생각한다면 쉽게 내릴 수 없는 선택이다. 이 상황을 바라보면서 떠오른 말은 바로 ‘순리’라는 단어였다. 구단에서도 3일간의 모자란 FA기간만을 강조하며 어떻게든 그가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로 일관하거나, 최향남 자신도 이런 구단에게 섭섭함을 강조하며 애초의 약속 이행을 말하며 비방에 나섰다면 매스컴 등을 통해 추한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수도 있었다. 결국은 정석의 방법으로 해답을 찾았고 웃는 얼굴로 훗날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아쉬움은 남겠지만 규약대로 풀었고 약속을 지키게 된 구단과 자칫 감정에 치우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대화와 인내심으로 원하는 모험을 하게 된 최향남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행운을 빌어본다.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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