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편지]시련은새로운목표일뿐입니다

입력 2009-02-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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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스위스의 한 은행원은 오랜 망설임 끝에 마침내 사표를 던졌습니다. 6년 전 어느 날 오우보터는 아침에 소시지를 사러 가다가 갑자기 짜증이 났습니다. 걸어가긴 너무 멀고 그렇다고 차 타기엔 너무 가까웠습니다. 차고에서 차를 꺼내는 것도 번거로웠지요. 그만한 거리라면 킥보드가 딱이었습니다. “어른들이 탈만한 킥보드를 한번 만들어볼까?” 인라인스케이트에서 떼어낸 작은 바퀴를 달았습니다. 한쪽 발로는 땅을 차고 다른 발로는 중심을 잡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디어는 참 좋았습니다. 그러나 실용화에 문제가 좀 있었지요. 다 큰 어른이 장난감 같은 것을 타고 가니까 행인들이 모두 쳐다보며 웃는 것이었습니다. 오우보터는 킥보드를 접어서 배낭에 넣을 수 있게 만들어보자고 결심하고 마침내 6년 만에 접는 킥보드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운좋게 벤츠와 스와치의 합작사인 MCC AG와 손을 잡았습니다. 그들이 만드는 소형차에 킥보드를 붙여서 팔기로 했습니다. 이제 성공하는 일만 남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오우보터는 타이완으로 날아가 4만대 생산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길에 그는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MCC AG가 제휴건을 없던 일로 하자고 통보해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오우보터의 등 뒤에 있었습니다. 킥보드가 일본에서 대히트를 치더니 전세계로 급격히 퍼져나갔습니다. 하루 8만 대씩 팔려나갔고 매출은 1년만에 1,400%나 증가했습니다. 오우보터는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은 MCC AG가 계약 취소를 통보한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칠흑 같은 동굴에서 들고 있는 마지막 촛불이 꺼져야 바위 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보이는 법입니다. 시련은 새로운 목표일 뿐입니다. 글쓴 이 : 이규창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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