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구 이사장 외에 대안 있습니까
신 사장은 다시 유영구 이사장을 후보에 올려놓고 회의를 진행했다.
각 구단 사장 한명, 한명을 지명하면서 “유영구 이사장 아닌 대안이 있는 분은 얘기하라”면서 확인작업을 했다.
그 사이 모 사장이 “바쁘다”며 일어서려고 하자 신 사장은 “후보를 확실히 밝히고 나가라”고 말하면서 자리에 주저앉혔다.
그러면서 이사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뜬 사장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유 이사장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만장일치로 새 총재로 추대하기로 의결했다.
그러면서 무보수 등 새 총재의 조건을 놓고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이어졌다.
○추대후보 공개 여부로 마지막 진통
새 총재 후보를 결정하기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됐지만 이날의 의결사항 발표문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추천후보 이름을 밝히느냐 마느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사장이 “오늘은 총재 후보 이름을 밝히지 말자”고 주장했기 때문.
그러나 어차피 유 이사장 외에 마땅한 후보도 없고, 이미 보도를 통해 유력한 후보로 밝혀진 만큼 발표문건에 이름을 명확히 표기하자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사장단이 이례적 발표문안 작성
통상적으로 이사회 의결사항은 KBO 측에서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다. 그러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이날은 사장단이 직접 문구를 만들었다.
이례적이다. 의결권이 없는 사람이 의결사항을 발표하다보면 자의적 해석이 개입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장들은 토씨 하나에도 신경을 써서 발표문안을 작성했다.
○나머지 회의는?
이날 사장들은 선수협이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왜 반대성명을 발표했는지, 그 진의를 파악하느라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총재 후보를 추대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선수협이 특정후보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세우며 후보자의 흠집을 내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시기와 절차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장들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전체 의견이 아닌 사무총장 개인의 정치적 견해라고 파악했다.
또한 올해 첫 이사회인 만큼 신임총재 선임건 외에 중요한 의결사항들이 이어지면서 장장 4시간에 걸친 마라톤 이사회가 진행됐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