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돈허정무호,남아공행중간점검

입력 2009-02-12 16: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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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허정무호가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반환점을 돌았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오후 테헤란 아자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최종예선 4번째 경기 후반 36분에 터진 ‘해결사’ 박지성의 동점 헤딩골로 천신만고 끝에 이란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테헤란 무승 징크스’는 깨지 못했지만, 홈팀의 텃세를 비롯해 궂은 날씨, 좋지 않은 그라운드 컨디션 등 악조건을 극복하고 따낸 승점 1점이라 더욱 값졌다. 지지 않는 ‘실리축구’를 구사한 덕에 B조 선두자리도 굳건히 지켜냈다. 조 편성 당시만해도 허정무호가 이만큼 순탄한 행보를 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수 많은 시행착오와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유기적인 모습까지 더해져 더욱 탄탄한 전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반면 영원히 풀리지 않는 골 결정력 부재와 불안한 수비는 허정무호가 남아공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그렇다면 허정무호가 앞선 경기를 통해 얻은 성과와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 성과 1. 완성되고 있는 세대교체 지난해 허정무 감독이 이끌어낸 성과 중 가장 돋보이는 점을 뽑는다면 세대교체의 성공이다. K-리그에서 실력이 저평가되거나 나이 어린 선수들을 대표팀에 과감히 기용해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면서 완벽한 신구조화를 이뤄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진행형이 아닌 완성형의 모습이다. 한일 월드컵 때 막내급이었던 박지성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주며 든든한 ‘주장’으로 거듭났고, 그 자리를 용라인(기성용-이청용)이 꿰찼다. 또 한국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안정환과 이동국이 대표팀에서 사라졌지만, 이근호가 혜성처럼 나타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날이 갈수록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이들은 분명 허정무호의 발전 원동력이다. 2. 허정무호의 키플레이가 된 기성용의 무서운 성장 지난해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 기성용은 어느덧 허정무호의 키플레이어로 성장했다. 대표팀 막내라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로 그라운드에서 침착한 플레이를 펼친다. 대표팀의 공격은 그의 발끝에서 시작되며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이란전에서도 골은 박지성이 터뜨렸지만,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90%가량 득점 기회를 만든 것은 기성용의 몫이었다. ● 과제 1. 박지성의 의존도를 줄여라 앞선 4경기에서 박지성은 ‘일당백’이었다. 국내파로 구성된 대표팀의 전력을 단숨에 끌어 올리면서 허정무호를 여러 차례 위기의 늪에서 구해낸 절대적 존재였다. 그러나 그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지성이 부상과 다른 이유로 대표팀 합류가 어려울 경우 경기조율 및 골을 해결해 줄 선수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란전에서도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박지성이 중원으로 자리를 이동해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줄 때까지 한국은 답답함을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득점장면에서 적극적으로 쇄도하던 것은 박지성 뿐이었다. 따라서 박지성의 의존도를 줄이고 최전방에서 마지막 점을 찍어 줄 선수를 찾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2. 수비 조직력의 딜레마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골 결정력 부재만큼이나 불안한 수비도 허 감독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오범석과 이영표(김동진) 등 해외파로 구성된 풍부한 풀백들보다 강민수-조용형이 담당한 중앙 수비자원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이란전은 상대가 단조로운 공격전술을 펴 한국 수비진이 대응하기가 수월했음에도 문전에서 호흡이 맞지 않는 등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국제대회 경험부족을 들고 있지만,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야만 조직력이 살아나는 수비라인의 문제라 쉽게 선수들을 교체하지 못하는 것도 딜레마라고 말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동영상 제공: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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