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중국팬과심야상하이도심숨박꼭질

입력 2009-02-21 19: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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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 뛰는 중국 팬들의 심야 추격전.‘ 솔로 독립 후 한류 스타로 빠르게 자리잡은 가수 전진이 첫 중국 단독 콘서트가 열린 상하이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아이들(idol) 그룹의 일부 열성 팬들이 하는 것 알려진 이른바 ‘사생뛰기’를 심야 상하이 도심에서 직접 체험한 것. ‘사생뛰기’란 인기 스타의 사소한 사생활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팬들이 자동차 등을 동원해 움직이는 곳마다 모두 따라다니는 것을 가리키는 팬덤 문화의 한 현상. 상황은 21일 오후 10시30분 상하이 수후이 링링 로드에 있는 ‘상하이 대무대’에서 열린 전진의 콘서트가 끝난 후 벌어지기 시작했다. 팬들이 열띤 환호 속에 콘서트를 마친 전진은 무용단을 비롯한 공연 스태프들과 뒷풀이 회식을 갖기 위해 상하이 시내 한 한국 음식점으로 이동했는데, 콘서트가 끝난 후에도 공연장 밖에 모여 있던 팬들이 미리 대절했던 승합차나 택시, 자가용 등을 타고 쫓아 나선 것. 중국 팬들은 팬클럽 모임별로 승합차를 대절해 전진이 중국에 입국한 20일부터 그의 뒤를 쫓아다니고 있었다. 몰래 예약한 회식장소까지 알아내 미리 와 있던 팬들을 포함해 200여명의 중국 팬들은 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부는 거친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진의 얼굴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밤 1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도 식당 앞에 모여 있었다. 덕분에 회식 장소인 한국 음식점 주변은 팬들이 타고 온 승합차와 자가용 등으로 길이 막혀 인해 주말 심야에 때 아닌 극심한 교통 체증을 앓았다. 밖에서 기다리는 팬들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상하이 콘서트 주최측과 전진 소속사 오픈월드측은 회식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전진이 탄 차량과 팬들이 탄 차량 간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졌다. 전진을 태운 차량은 팬들을 따돌리기 위해 상하이 도심을 동서남북으로 오가거나 도심 순환 고속도로를 타며 빙빙 돌았다. 하지만 팬들이 탄 30여대의 차량은 일렬로 길게 늘어선채 전진의 차량을 놓치지 않고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밤 1시부터 무려 1시간 넘게 심야의 텅빈 도심을 30여대의 차량들이 달리며 추격전을 펼치는 것은 상하이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결국 빗길에 팬들이 전진의 차량을 뒤쫓다가 사고라도 날 것을 우려한 주최측과 소속사는 당초 잡혀 있던 회식일정을 취소하고 밤 2시40분쯤 숙소로 돌아가고 말았다. 오픈월드 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과거 신화 시절에도 해외 공연 때 뒤를 쫓아다니는 팬들이 많았지만, 솔로로 나선 이후 적극적인 팬들이 더욱 늘었다”며 “하지만 소속사 입장에서는 혹시 모를 안전사고나 불상사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하소연 했다. 상하이에서 첫 중국 단독 공연을 멋지게 치른 전진에게 심야 도심을 쫓아다니던 중국 열성팬들의 차량 행렬은 어떤 추억으로 남게될지 궁금해진다. 상하이(중국)김재범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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