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의굴욕…전남서입단조건제시‘연봉0원’

입력 2009-0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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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원(페예노르트)→5억원(수원 삼성)→0원.’ 말 그대로 이천수(28)의 굴욕이다. 한때 K리그 무대를 호령하던 이천수가 전남 구단으로부터 ‘6개월간 무보수’ 제안을 받았다. 이천수는 23일 경기도 분당의 한 병원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뒤 곧바로 전남 광양으로 향했다. ‘받아만 준다면 연봉을 구단에 백지위임 하겠다’는 마음으로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해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긴 것. 그러나 협상은 쉽지 않았다. 전남이 이천수 영입을 위해 내건 조건은 ▲1년 계약에 최초 6개월 동안은 무보수 ▲임대 구단인 수원 삼성과 원 소속 구단인 페예노르트(네덜란드)와 임대료 문제 원만 해결 ▲전남에서 재기의 의지를 보일 것 등 3가지였다. 전남 고위 관계자는 “이 3가지 중 단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무보수의 개념에는 기본 연봉 외에 각종 출전수당, 골수당, 승리수당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다시 말해 올 시즌 전반기 동안 이천수는 10원짜리 동전 하나 챙길 수 없다. 이천수가 전반기 리그에 기존과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경우 나머지 6개월에 대한 연봉은 추후 논의하자는 게 전남의 제안이었다. 하지만 이천수가 ‘무보수 제안’에는 난색을 표해 협상은 23일 밤까지 계속되는 등 진통을 겪었고 결국 양측은 24일 오전 재논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협상 과정은? 당초 이천수는 수원에서 받던 연봉의 절반 수준을 원했다. 이천수 입장에서는 대폭 삭감된 연봉에 사인, 백의종군할 수 있다는 뜻이었겠지만 전남 입장에서는 이 역시 팀내 톱스타들에게나 주어지는 최고 수준의 금액이라 부담스러웠다. 이에 20일 구단 고위 관계자가 이천수의 대리인을 통해 ‘1년 계약에 최초 6개월 동안은 무보수’라는 조건을 제시했고 이 입장은 23일에도 변하지 않았다. 검증되지 않은 이천수에게 함부로 돈을 쓸 수 없다는 게 전남의 입장이다. ○9억원이 0원으로! 이천수는 2007년 8월 계약기간 4년에 26억원의 이적료를 받고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로 이적했다. 연봉은 비공식적으로 9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네덜란드 적응에 실패한 끝에 결국 지난해 7월 임대 형식으로 5억원의 연봉을 받고 수원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이천수는 수원에서도 훈련에 무단 불참하고 코칭스태프와 마찰을 빚어 결국 지난해 말 임의탈퇴가 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천수의 잦은 말썽과 함께 몸값은 9억원에서 1년 반 만에 0원으로 추락했다. ○향후 전망은? 전남은 이천수의 영입에 또 다른 걸림돌이었던 임대료 문제를 어느 정도 매듭지었다. 전남이 이천수와 1년 계약을 맺기 위해서는 수원에 잔여 임대료를 지급하고 원 소속 구단인 페예노르트에도 임대연장기한인 6개월 동안의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 페예노르트나 수원 모두 이천수를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임대료는 대폭 삭감됐다. 전남은 수원, 페예노르트와 각각 10만달러의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합의를 본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7월 수원이 이천수를 영입할 때의 3분의 1 수준이다. 결국 남은 쟁점은 이천수가 전남의 무보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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