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믿을맨’이재우“주어진역할에최선다할것”

입력 2009-02-28 0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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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프로에 입단, 빼어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수로 4년을 보냈다. 잠재력이 폭발한 2005년에는 7승5패 28홀드로 팀이 한국시리즈에 나서는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더 이상 군 문제를 미룰 수 없던 그는 한창 빛을 발해야 할 시기에 마운드를 떠나야 했다. 2년간의 군 복무를 모두 마친 뒤 2008시즌 마운드에 다시 선 그는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를 깨끗이 씻어내며 11승 3패 2세이브 평균 자책점 1.55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어느 순간부터 ´최고의 미들맨´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두산 베어스 투수 이재우(29)의 이야기다. 리그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은 이재우는 생애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 내로라하는 야구 천재들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현재 대표 선수들은 하와이에서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3년 전 영광 재현을 위해 망설임 없이 국가의 부름에 응한 이들은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결전의 날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우 역시 하와이의 뜨거운 태양 아래 연일 구슬땀을 쏟아내고 있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단 이재우는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기분이 어떤지 잘 모르겠다. 공을 직접 던져봐야 대표팀에 선발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대표팀 합류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이재우는 소속 팀 두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간계투의 역할을 맡게 된다. 시즌 내내 상대해야 했던 다른 팀 선수들은 이제는 이재우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아 내가 별로 할 일이 없다"며 호탕한 웃음을 지은 이재우는 "어느 팀 어느 타자와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입장은 아니다. 다만,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WBC 공인구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은 기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재우는 "모든 투수들이 공인구에 대한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자꾸 손에서 빠지고 많이 미끄럽다. 잡고 던지는 기분이 들지 않을 정도"라면서도 "입장은 모든 선수들이 다 똑같다. 우리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대회가 시작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의 성적 못지 않게 일본전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숙적 일본과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최대 5번까지도 맞대결이 가능하다. 지난 WBC와 올림픽에서 한국에 연거푸 고배를 마신 일본은 설욕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는 일본전 각오를 묻는 질문에 "김(광현)이가 아주 잘 던져 줄 것이다"는 재치있는 답변으로 자신감을 대신했다. 이어 그는 "현재 (윤)석민이도 굉장히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고 (류)현진이의 공도 괜찮다.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동료 투수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2007년 12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출신 이영주(29)와 백년가약을 맺은 이재우는 지난 1월 첫 딸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전지훈련 중인 관계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딸의 모습을 마음 놓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너무 보고 싶다"며 말을 시작한 이재우는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을 하러 왔으니 당분간은 꾹 참고 야구에 집중할 것"이라며 WBC를 앞두고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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