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LA빙판에도한-일전열풍

입력 2009-03-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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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타디움에서 막을 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일본 결승전에 이어 장소를 스테이플스 센터로 옮겨 2009세계피겨선수권에서 또다시 한일 라이벌전이 벌어진다. 사실 LA에 거주하는 한인이나, 일인은 모두 이민자로 미국 속에서 동화돼 살고 있다. 미국 국기 앞에서 부동자세를 취하고 미국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에 훨씬 익숙해져 있다. 애국가와 기미가요는 마음속에 있다. 그러나 이번에 WBC 결승전에서 이 틀이 완전히 깨졌다. 마음속의 애국심이 겉으로 표출되면서 조국사랑을 온몸으로 과시했다. 한국인들은 ‘대∼한민국’을 외쳤고, 일본인들은 ‘닛폰 짝짝짝’으로 다저스타디움을 울렸다. 물론 응원 열기는 한국이 훨씬 우세했다. 피 끓는 응원으로 코리아의 자긍심을 미국에 알렸다. 일본인들의 응원은 매우 조용한 편이었다. WBC 대회는 한국과 일본이 아니었다면 흥행에서 참패할 뻔했다. 이번 2009세계피겨선수권도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라이벌전이 없었다면 대회 자체의 흥미가 반감될 뻔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이 미국, 그것도 새로운 스포츠 메카로 통하는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벌어지지만 2명이 출전한 미국 선수는 우승 후보권에서 처져 있다. 미국은 2006년 세계선수권에서 키미 마이스너와 샤샤 코헨이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이후 스타부재를 겪고 있다. 게다가 ESPN이 이번 대회 중계권을 포기해 미국 팬들의 관심도도 떨어졌다. 그동안 미국 방송사들은 세계선수권과 동계올림픽 피겨는 ESPN 또는 ABC 등이 프라임타임에 방영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탓인지 방송사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스포츠에서는 라이벌전이 팬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요소다. 낸시 커리건과 토냐 하딩의 삐뚤어진 라이벌도 있었긴 하다. 하지만 김연아-아사다 라이벌전은 피겨의 새로운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누가 금빛 메달을 목에 걸지는 29일 결정된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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