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우‘젖병세리머니’…허“또나야?”

입력 2009-04-02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골뒤풀이허정무감독도잠시의아알고보니‘정성훈아내임신’축하
1일 북한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의 주인공은 ‘왼발의 달인’ 김치우(26·FC서울)였다. 후반 42분 천금의 프리킥 결승골을 꽂아 넣은 김치우는 곧장 오른손 엄지를 입에 물고 벤치를 향해 냅다 뛰었다. 그런데 세리머니가 좀 생경스러웠던 모양이다. 허정무 감독도 잠시 의아해했다는 후문. ‘우리 손자 출생을 또 축하해주려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궁금증은 곧 풀렸다. 바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동료 정성훈(30·부산)을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연은 이렇다. 경기 당일 아침식사를 하던 정성훈은 동료들에게 “아내(박연희 씨·29)가 둘째를 가졌다. 임신 4주차”라며 “만약, 북한전에서 골을 넣으면 이런 세리머니를 펼쳐보이겠다”고 익살스레 엄지손가락을 입에 댔다. 이른 바, ‘젖병 세리머니’인 셈이다. 그러나 후반전 교체 출전이 유력시됐던 정성훈의 간절한 바람은 벤치에서 일찌감치 3명의 선수를 바꿔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대신 김치우가 멋진 세리머니로 올해 말이면 두 아이의 아빠가 될 정성훈을 축복했다. 박주영도 김치우와 똑같은 포즈로 정성훈을 바라보며 함께 그라운드를 달렸다. 벤치에 앉아 있던 정성훈이 고마워한 것은 당연지사. 정성훈은 “생각지도 못했다. 내가 했으면 훨씬 좋았겠지만 후배들 덕분에 기분 좋게 소집기간을 마쳤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