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좌완빅3’특급무기는몸쪽승부

입력 2009-06-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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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프로야구 좌완 ‘빅3’ SK 김광현, 한화 류현진, LG 봉중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좌우타자안가리고자신있는피칭경기장악뛰어나‘이닝이터’명성
LG 봉중근(29), 한화 류현진(22), SK 김광현(21). 한국 국가대표팀은 물론 소속팀 마운드를 떠받치고 있는 좌완 에이스 트리오. 이들은 16일 시즌 처음으로 같은 날 출격해 야구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투수는 봉중근 뿐. 7이닝 1실점으로 류현진(6이닝 4실점)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김광현은 히어로즈를 상대로 7이닝 3실점 패전. 그래도 야구계는 한동안 계속될 이들의 ‘3파전’에 주목하고 있다. 17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봉중근도 선의의 경쟁이 불러올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구위가 뒷받침된 ‘몸쪽 승부’가 무기

봉중근이 조심스럽게 밝힌 세 투수의 가장 큰 장점은 “몸쪽 승부를 자신 있게 한다”는 것. ‘좋은 투수’의 필요충분조건이자, 기본적인 구위와 제구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왼손 투수인 이들은 기본적으로 왼손 타자에게 강해서 김광현(0.189·4위)-봉중근(0.221·7위)-류현진(0.229·9위) 순으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10위 안에 포함돼 있다. 하지만 우타자와의 승부에서도 수준급(봉중근 0.237-김광현 0.264-류현진 0.271)의 성적을 내고 있다. 우타자 몸쪽으로 과감한 승부구를 찔러 넣는 자신감 덕분이다. 물론 그 뒤에는 우타자 바깥쪽을 효과적으로 공략해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전제로 깔려 있다.

○봉중근 “류현진이 최고”…한화는 “봉중근이 한 수 위”

그렇다면 셋 중 가장 우위에 있는 투수는 누구일까. 봉중근은 망설임 없이 류현진을 꼽았다. “나는 슬라이더, 김광현은 체인지업을 던지지 못한다. 하지만 류현진은 두 구종에 직구와 커브까지 네 종류를 자유자재로 던진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한화 이상군 투수코치는 “구속, 구종, 제구력 등을 종합해봤을 때 봉중근이 가장 세련되고 노련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셋의 실력이 막상막하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등판 당일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맞대결 결과가 매번 달라지는 것도 그래서다.

○나란히 최다 이닝 1-2-3위

이들은 팀 에이스답게 ‘이닝이터’로도 명성을 날리고 있다. 올 시즌 최다이닝 투구 1-3위는 봉중근(96.1이닝)-김광현(90이닝)-류현진(87이닝) 순. 이들이 등판 때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좋은 볼을 던지기 때문이다. 투수가 경기를 장악하면 투구수 조절이 그만큼 쉽고, 결국 오래 버틸 수 있게 된다. 남들보다 적은 갯수로도 효율적인 투구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봉중근은 “경기 전 오래 던지기 위해 특별히 준비하는 건 없다. 다만 선발들은 분위기를 많이 타는 편이라, 1회부터 3회까지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그 날 투구수와 분위기가 결정된다”고 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의 병살타는 기운을 북돋아주는 특효약이다. 한 번 힘을 받으면 타자를 압도하기도 쉬워진다. 이들이 나란히 탈삼진 2위(김광현·78개)-3위(봉중근·77개)-5위(류현진·72개)에 올라있는 점도 이를 입증한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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