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김성근-로이스터‘발끈릴레이’…양감독항의촌극2편

입력 2009-07-03 2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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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사직에서 열린 SK-롯데전. 3회말 무사 1,2루에서 롯데 박기혁의 번트 타구를 두고 ‘노바운드냐, 원바운드냐’ 양 감독이 심판과 거친 설전을 벌였다. 결국, 흥분한 SK 김성근(왼쪽) 감독은 야구규칙도 잊고, 마운드에 올랐다가 김광현을 바꿔야 했다. 교체투수인 SK 전병두가 몸 푸는 시간이 길다며 다시 항의하는 로이스터(오른쪽). 사직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촌극1정상호캐치원바운드→김성근발끈 → 노바운드→로이스터발끈→원바운드…촌극2김성근또마운드→ 아차차!김광현교체→로이스터“왜시간끄냐”또발끈
SK와 롯데가 만나면 꼭 사단이 난다. 이번엔 SK의 번트 수비를 놓고, 번복과 재번복이 발생하는 촌극이 빚어진 통에 9분이나 경기가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SK 김성근, 롯데 로이스터 두 감독은 판정의 갈피를 못 잡는 심판원들을 향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특히 로이스터는 두 차례나 덕아웃을 박차고 뛰쳐나왔다. 김 감독은 경황없는 와중에 ‘한 이닝 두 번 마운드 방문은 교체’란 규정을 깜빡했고, 에이스 김광현을 의도와는 무관하게 교체하는 황당한 봉변을 겪기도 했다.

●김성근, “심판, 자꾸 비디오보고 그럴래?”

롯데가 1-0으로 앞서던 3회말 무사 1,2루. 2번타자 박기혁은 번트를 시도했다. 그러나 타구는 떠버렸고, SK 포수 정상호는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았다. 그러나 노바운드 캐치인지 원바운드 캐치인지 극히 미묘하게 잡았다. 롯데 주자 두 명은 각각 2,3루로 진루한 상태. SK 수비진은 1루와 2루에 공을 릴레이 송구했다.

상황 종료 직후 김 감독은 곧바로 덕아웃에서 나와 원바운드 번트 성공으로 판정한 심판진의 재심을 요청했다. 그 결과 심판진은 정상호의 노바운드 캐치로 판정을 번복했고, 순식간에 상황은 트리플 플레이로 반전됐다. SK 야수진은 전원 덕아웃 철수. 이번엔 로이스터가 득달같이 달려왔다. 롯데 감독 취임 이래 가장 ‘터프’한 항의가 펼쳐졌다.

그 기세에 눌렸을까. 돌연 판정은 재번복됐다. 대기심 박근영 심판원이 TV 녹화 화면을 보고 원바운드라고 심판진에게 알려준 것. 그러나 규칙대로라면 비디오 판정은 홈런-파울 판정만 유효하다.

재번복 사유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심판원을 김 감독은 강하게 성토했다. “박기혁의 수비 방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결국 김 감독이 승복, 1사 2,3루 상황으로 경기는 어렵사리 재개됐다.

●로이스터, “왜 저렇게 몸을 오래 푸느냐?”

두 번째 ‘사고’는 2사 1,3루 롯데 4번타자 이대호 타석 때 터졌다. 앞서 SK의 가토 투수코치는 무사 1,2루 롯데 1번 전준우 타석 때, 김광현을 안정시키려 마운드에 올라왔다. 그러나 9분간의 난리법석 직후인지라 정신이 없었던지 김 감독은 이대호 타석 원볼 상황서 직접 덕아웃을 박차고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이만수 수석코치가 뒤쫓았지만 이미 김 감독은 3루 선상을 넘어 버렸다.

김 감독이 김광현의 어깨를 붙잡고 무언가 충고를 하던 와중, 나광남 주심이 다가와 “교체”라고 그 사유를 설명했다. 잠시 멍했던 김 감독은 이번엔 곧바로 수긍하고 교체를 지시했다. 에이스의 갑작스런 강판. 미처 아무도 몸을 풀지 않은 상황. 별안간 투입된 SK 전병두는 마운드에서 평소보다 많은 공을 던져 어깨를 풀었다. 그런데 이번엔 로이스터가 나와서 시간 지연을 따졌다. 꼬리에 꼬리를 문 해프닝과 릴레이 항의 속에 양 팀의 적나라한 감정이 노출된 광경이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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