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태 코치
#롯데 주장 조성환은 6월 중순경 선수단 집합을 걸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박정태 코치님이 현역 때 어떻게 했는지 생각하라”고 후배들을 독려했답니다. 공교롭게도 이후 롯데는 단독 4위까지 치고 올라갔지요.
이 이야기를 들려준 롯데 박정태 2군 타격코치는 “1군 선수들이 나를 더 잘 몰라”라며 웃더군요. 6월말 롯데 2군 연습장이 위치한 상동을 찾아 박 코치를 만났을 때의 얘기입니다.
선수 박정태는 악바리, 독종, 탱크로 수식됐습니다. 연탄가스를 마시고도 내색 않고 야구장에 갔습니다. 6번의 수술을 딛고 1년11개월23일만에 복귀를 했습니다. 그는 자기에게만 엄격하지 않았습니다. “근성이 안 보이는 후배들은 ‘죽었다’를 복창해야” 됐지요.
그런 그가 로이스터의 집권 2년차 롯데 야구를 어떻게 볼까 궁금했습니다. 그의 대답은 간결했지만 신선했습니다. “야구는 인내가 아니더라. 즐거움이더라.”
#박 코치가 ‘전향’한 계기는 두 가지, 기독교와 미국 연수였습니다. 부상 중 기독교에 귀의했고, “사랑은 기다려주는 것”이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은퇴 후 오클랜드 싱글A 밴쿠버로 2005-2006년, 코치 연수를 떠났고 이곳에서 “유연함이 더 강하다”란 진리를 체득했습니다.
질타와 공포 분위기 조성 없이도 팀원을 움직일 수 있음을 목격했습니다. 자율을 주되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방식. 굳이 원한을 사지 않고 불이익을 안겨주는 용인술입니다. 알고 보니 그쪽이 더 냉정하고, 무섭더랍니다.
#박 코치는 로이스터 리더십의 열렬한 지지자입니다. ‘지고도 분노하는 대신 쿨하게 잊어버리는’ 롯데의 변화를 오히려 반기는 사람으로 변모했습니다. “로이스터 식이 실패하면 다시는 이런 지도자가 한국에 못 올까봐” 걱정할 정돕니다. 사직중 야구부의 아들 시찬 군은 언젠가 미국에 보낼 생각입니다. ‘아들은 미국식으로 가르치면서 선수는 옛날 롯데식으로 다루면 되겠느냐’는 마음입니다.
실제로 인터뷰 중 김사율 등 2군 선수들은 박 코치 옆에서 장난을 걸더군요. 오전 타격훈련을 마치자 박 코치 보는 앞에서 선수들끼리 실내 타격장에서 축구를 했고요. 박 코치는 “예의만 지키면 된다”라고 웃을 뿐이었습니다. 부전자전 아니랄까봐, 언젠가 시찬 군이 경기 도중 볼 판정에 불만을 품고 헬멧을 집어던졌다고 하기에 꾸짖었답니다. “더 강한 사람이 보면 비웃는다”고 충고해줬답니다.
과장 섞어 비유하면 ‘목사로 개종한 깡패’를 만난 기분이랄까요. 그러나 박정태의 전향은 변절이 아니라 진화처럼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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