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환. 스포츠동아DB
삼성 선동열 감독의 단골(?) 하소연은 “투수가 없다”다. 실제 삼성은 외국인투수 크루세타를 제외하고 이렇다할 선발이 없어 시즌 내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차우찬, 이우선 등이 자리는 메우고 있지만 상대팀을 압도하기에는 2%% 부족한 상태. 오히려 권혁, 정현욱으로 이어지는 필승불펜진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팀은 4강 진출을 위해 막판스퍼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선발진 부재에 선 감독의 한숨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팀이 어려울 때 힘을 발휘하는 게 진짜 ‘에이스’라고 했다. 삼성 선발 윤성환(28)은 30일 잠실 LG전에서 9이닝 5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선 감독의 근심을 덜어줬다. 윤성환의 호투는 팀을 2연패의 늪에서 구했을 뿐 아니라 개인 통산 첫 번째 완투승이라는 짜릿한 쾌거였다.
삼성이 완투승을 기록한 건 2006년 4월 30일 광주 KIA전 용병 제이미 브라운 이후 3년 만. 한국인 투수로는 2005년 4월 2일 대구 롯데전에서 완투승한 배영수에 이어 두 번째다. 올 시즌에는 크루세타가 9일 마산 롯데전에서 완봉승을 거뒀지만 6회 강우콜드 선언이 된 경기였기 때문에 반 쪽짜리였다.
무엇보다 이날 윤성환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9이닝 동안 불과 101개의 투구수를 기록했고, 스트라이크와 볼 비율도 74대 27로 이상적이었다. 하지만 윤성환은 모든 공을 타자들과 포수 현재윤에게 돌렸다.
경기 후 만난 그는 “경기 초반 타자들이 점수를 대량으로 뽑아주면서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현)재윤이 형의 볼 배합도 좋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첫 완투승을 거둔 것에 대해서도 “선발이면 누구나 완투를 원하는데 우리 팀은 중간계투진이 좋기 때문에 기회가 적었다. 오늘 달성하게 돼서 기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가 이토록 담담할 수 있는 건 ‘완투승’이라는 결과보다 팀의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성환의 개인 목표도 선발로서 매 경기 더 길게 던지기다. “중요한 시기에 승리를 해서 더 좋습니다”라는 그의 말에 진심이 묻어나는 이유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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