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킬러’김주희4골, WK리그올스타전MVP

입력 2009-08-1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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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저녁 목포 국제축구센터에서 열린 2009WK-리그 올스타전 중부팀과 남부팀의 경기에서 중부팀 김주희가 세번째 골을 터트리며 헤트트릭을 기록한 후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다.
목포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그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베르바토프의 플레이를 좋아한다. 얼핏 성의없어 보이는 몸놀림 속에 숨은 상대 허를 찌르는 패스, 발에 착 달라붙는 트래핑을 보면 절로 “우아하다”는 말이 나온다. 큰 눈에 흰 피부, 여려 보이는 체격을 가진 그녀 역시 여자축구에서는 ‘꽤 우아하게 볼을 찬다’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승부 앞에서는 ‘우아한 백조’에서 ‘사나운 맹수’로 돌변하는 그녀. 김주희(24)가 10일 목포 국제축구센터에서 벌어진 ‘2009 WK리그 올스타전’에서 여자축구 ‘별 중의 별’로 우뚝 섰다. 최종스코어 6-3,중부팀의 승리.

○“마음 비우니 생각대로”

“시작하자마자 쁘레치냐에게 골을 줘서….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보다는 우리가 많이 넣는 게 낫죠.”

이날 중부팀은 시작하자마자 남부팀 쁘레치냐에게 한방 맞았다. 김주희의 승부욕이 발동했다. 실점 3분 만에 정세화의 크로스를 몸을 날려 오른발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다시 쁘레치냐에게 1골을 내준 뒤 페널티킥으로 만회했지만 이에 만족할 리 없었다. 전반 19분 이세은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칩샷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한 뒤 후반에 1골을 추가, 무려 4골을 작렬했다. 골 세리머니로 최신 유행의 ‘영계백숙’과 ‘시건방 춤’으로 몸을 흔드는 걸 보면 보면 천생 ‘스타’다. 그녀는 “마음을 비우니 생각대로 플레이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최우수선수(MVP)는 당연히 그녀의 차지. 김주희는 “어제까지만 해도 MVP는 신경도 안 썼다. 그런데 상금이 100만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욕심이 생겼다. 우리 팀에서 받으면 나눠 갖기로 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1주일 후면 WK리그 후반기 리그가 재개된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소속 팀 현대제철은 2위에 처져있다. 그녀는 전반기를 마친 뒤 1주일 간 여행도 가고 못 만난 친구들도 만나며 아무 생각 없이 재충전을 했다. 이후에는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며 컨디션을 찾아가는 중. 여기저기 잔 부상이 많아 아직 몸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초대 WK리그 우승을 다른 팀에 양보할 생각은 없다. “이제 1위 찾아야죠.” 담담한 말투에도 역시 승부욕이 번뜩인다.

목포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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