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V라인곰허리,뚝심으로키웠다

입력 2009-08-12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 DB

두산 구원투수 방어율은 3.88로 8개 구단 중 가장 좋다. 성적도 22승11패로 가장 많이 이기고, 가장 적게 졌다. 고창성-이재우-임태훈-마무리 이용찬으로 이어지는 최강불펜진이 시즌 초반부터 무너진 선발진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며 팀이 페넌트레이스 선두권을 유지하는데 공헌하고 있는 것. 김경문 감독(사진) 역시 불펜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 관리 또한 각별하다.

○최강불펜 특별 관리

8월 2일 잠실 SK전에서 김 감독은 4회 투수를 박민석으로 교체한 뒤 9회까지 던지게 했다. 3점차였지만 SK선발 김광현이 타구에 맞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선수들이 집중하지 못한다고 판단, 경기를 포기한 것이다. 순위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매 경기 이기고 싶은 마음은 어느 팀 감독이나 마찬가지일 터. 그러나 김 감독은 욕심을 누르고 이전에 던졌던 임태훈, 고창성, 이재우를 쉬게 하는 쪽을 선택했다.

이처럼 김 감독은 전반기 과부하로 인해 피로한 불펜진을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 연투는 가급적 자제하고 있으며, 훈련할 때도 투수코치를 통해 선수들의 몸 상태를 일일이 보고받는다. 이 뿐만 아니라 이전 경기에서 안타나 홈런을 허용하며 위축된 선수에게는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을 때 등판시켜 자신감을 되찾아주고 있다.

○뚝심 기용의 힘

김 감독의 진짜 힘은 필승계투진에게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산이 매년 스타를 한두 명씩 발굴해낼 수 있었던 ‘뚝심 기용’이 불펜 투수진 운영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김 감독은 박민석 조승수 유희관 오현택 등을 수시로 2군에서 불러 1군 마운드에 올리고 있다. 패전뿐 아니라 팀이 위기에 놓여있을 때에도 과감하게 등판시키며 테스트를 한다. “선수에게는 경험이 전부”라며 “항상 예기치 않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게 김 감독의 지론이다.

○마무리 이용찬에 대한 무한애정

11일 잠실구장. 김 감독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이용찬에 대해 “선수는 몸 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아프다고 하면 감독으로서는 화가 난다”고 말했지만 그를 보자 얼굴부터 쓰다듬었다. 어린 나이에도 뒷문을 탄탄하게 지키고 있는, 듬직한 마무리 투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었다. 김 감독은 “팔꿈치 수술 후 저만큼 던져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최대한 몸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