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怒이스터쓰레기통걷어찼다…왜?

입력 2009-08-2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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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로이스터 감독. [스포츠동아 DB]

“SK 8번타자가 친 타구는 펜스를 바로 때렸다. 그런데 우리 팀은 4번타자조차 빗맞은 안타를 쳤다. SK 2루수는 올 시즌 최고라고 해도 아깝지 않을 다이빙 캐치를 했다. 그런데 우리 내야수들은 쉬운 타구도 제대로 못 잡았다. 대체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롯데 로이스터 감독(사진)은 21일 사직 LG전을 앞두고 이렇게 직접적인 ‘비교’를 했다. 3연패로 끝난 SK와의 사직 3연전에 대한 총평이었다. 연패는 시즌 중 어느 때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경기 내용이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우리 팀은 좀 더 좋은 야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기 중 쓰레기통 걷어차…미팅 소집도

선수단 단속부터 시작됐다. 로이스터 감독은 전날 클리닝타임이 시작되자 잠시 덕아웃을 떠나면서 눈앞에 보이는 쓰레기통을 걷어찬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모두 놀라서 멈춰 섰을 만큼 소리가 컸다. 경기가 끝난 직후에는 이례적으로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롯데의 한 선수는 “감독님이 불같이 화를 내면서 ‘대체 이게 무슨 플레이인가. 팬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냐’고 각오를 새롭게 할 것을 주문하셨다”고 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취재진에게도 그 여운을 내비쳤다. “SK와의 3연전에서 문제점이 너무 많이 드러났다. 주루플레이와 수비도 안 좋았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 선수들이 타점을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애킨스 문제는 빙산의 일각?

다만 용병 마무리 투수 애킨스에 대한 입장은 일관적이다. “어찌 됐든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다. 감독으로서 판단하기에 현재 우리 팀에서 가장 클로저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선수”라고 감쌌다. “뉴욕 양키스의 마리아노 리베라조차 한 시즌에 수차례 블론세이브를 한다”는 예까지 들었다. 어찌 보면 애킨스 혹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과도한 옹호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부진을 마무리 투수 한 명의 문제로 축소시키는 시선에 대한 반감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몇 가지 심각한 문제점들이 보인다. 왼손 투수가 한 명 밖에 없어서 불펜 전체의 흐름도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은 9연전, “죽기 살기로 싸워라”

롯데는 이날도 3-3으로 맞선 6회초에 수비 실책으로 4점째를 내줬다. 중계 카메라에 잡힌 로이스터 감독의 얼굴은 잔뜩 굳어져 있었다. “SK에 싹쓸이 당해 상황이 어려워졌다. 이제 쫓아가기 힘든 승차로 벌어지지 않았나 싶다”며 한숨을 내쉰 그는 “LG-삼성-히어로즈로 이어지는 이번 9연전이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다. 남은 21경기에서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을 노려봐야 한다”면서 선수들의 분발을 바랐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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