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김경문감독“다양한카드실험중”
4일 광주 KIA전을 앞둔 두산 김경문 감독은 평소보다 늦게 운동장에 나타났다. 원정경기 때 선수단과 함께 야구장에 도착하던 모습과 달랐다. 김 감독 뿐만 아니라 다른 코치들도 마찬가지였다. 먼저 도착한 선수들은 코치 지도 없이 자율적으로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오후 5시 넘어 모습을 드러낸 김 감독은 “선수들끼리 한번 잘 해보란 뜻 이었다”고 농담을 건넨 뒤 “코치들과 미팅을 가졌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며 지각(?) 이유를 설명했다.
두산은 전날 2위 SK와의 잠실게임에서 패하면서 1위는 물론 2위 복귀도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SK와의 간격을 1.5게임으로 좁힐 수 있었지만, 역전패하면서 반대로 3.5게임으로 벌어지고 말았다. ‘사실 이제 2위 싸움은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말이 내부에서 나올 정도로 전날 SK전 패배는 두산으로선 뼈아팠다.
김 감독은 ‘어제 패배에 어느 정도 의미를 두느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대답은 피하면서 “우리 실력이 딱 3위 정도다. 이것 밖에 안 되는 것이다”고 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어떻게 팀을 만드는 게 왜 중요한지, 코치들과 얘기했다”는 그의 말 속엔 여러 의미가 내포돼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홍)상삼이는 다음에 또 불펜으로 쓸 것이다. 상삼이가 중간으로 가면서 빈 자리는 이재우에게 맡길 것”이라면서 “이런저런 카드를 시도하고 있다. 여러 가능성을 시험 중”이라고 했다.
한국시리즈에 세 번 진출, 세 번 모두 아픔을 맛봤던 김 감독은 “2등은 수도 없이 해봤다”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마지막 소원’이라고 얘기한다.
올 시즌 이를 위해 페넌트레이스 1위를 욕심냈던 것도 사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쉽게 물러날 수도 없는 법.
이젠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있는 자원 하에서 최강 전력 구축을 위한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었다. 페넌트레이스 잔여 게임은 포스트시즌을 앞둔 두산에게 그런 의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