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귀네슈 감독은 지난 달 26일 컵대회 준결승전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경기 후 “한국에서는 심판 3명만 있으면 챔피언이 될 수 있다”, “이럴 바엔 축구 대신 야구나 봐야 한다”는 등 판정에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물론 감독 입장에서는 무슨 말을 못하겠는가? 그러나 경기 후 인터뷰는 공식적인 자리인 만큼 한번쯤 더 생각하고 발언했어야 마땅하다. 그는 7월에도 “심판이 골 넣는 것 빼고 다했다”고 말하는 등 공식 석상에서 수 차례 심판 판정을 문제 삼았다. 상벌위원회(프로연맹)가 제재금 1000만원의 무거운 징계를 내린 것은 당연한 조치다.
승부처에서 감독들은 심판 판정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식 석상에서 심판을 비난하거나 모독하는 행위는 책임 있는 자로서 취할 바가 아니다. 해외에서도 감독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징계는 다반사다. 예로, 조세 무리뉴(인터밀란) 감독은 3월 2일 AS로마전서 3-3으로 무승부를 거둔 직후 “유벤투스는 심판의 실수로 많은 승점을 얻고 있지만 아무도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벌금 2만5000유로(294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물론 심판들도 판정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심판은 경기를 정정당당하게 판정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귀네슈 발언의 진원지가 된 경기를 보면 당시 경고 11장(경고 누적 퇴장 3장)과 총 32개의 파울이 나왔다. 경기 운영을 좀 더 매끄럽게 진행시켰다면 이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심판도 인간이라 실수할 수 있다’는 핑계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첼시가 주심의 명백한 오심에 눈물을 흘렸지만, 히딩크 감독이 어떤 불만도 드러내지 않았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히딩크 감독이라고 불만이 없지 않았겠지만 공식 석상에서 이를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감독들은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여유를 가져야한다. 만약 감독이 판정에 계속 불신과 불만을 표출하면 심판들 또한 자기들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가뜩이나 팬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K리그가 더욱 어려운 길을 가게 될 것이다.
일리야 페트코비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심판 판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나의 소신”이라면서 “경기는 심판하고 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팀하고 하는 것”이라고 말한 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최근 맨유와 아스널의 경기에서 1-2로 패한 아스널의 웽거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기술을 보여준 게 인상적이었다. 그는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심판에게 직접 물어봐라”고 말했다. 판정을 문제 삼으면서도 아주 매끄럽게 넘어간 것이다. 우리 감독들이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요즘 감독들은 미디어를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공식 인터뷰에서 자신의 생각을 거칠지 않게 전할 줄 아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까지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 종 환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인간의 내면은 무한한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다.
성공의 열쇠란 내면의 잠재력을 빠르게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다
축구에서도 현재의 결과 보다는 구체적인 축구발전의
잠재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