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경험월등”vs“단기전엔롯데”

입력 2009-09-2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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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두산맨 장원진-영원한 롯데맨 박정태. [스포츠동아 DB]

[원사이드토크배틀]“우리가이긴다”
《팔은 안으로 굽는 법. 다분히 편파적일 수밖에 없지만 누구보다 후배들을 잘 아는 선배 입장이라 그래서 더 ‘노골적으로’ 말할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두산과 롯데, 두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장원진(40) 운영팀 직원과 박정태(40) 2군 코치의 입을 빌려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어봤다.》

○두산 장원진

실력이면 실력, 경험이면 경험. 두산이 롯데보다 훨씬 앞선다.

먼저 큰 경기 경험을 보자.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전혀 다르다. 두산은 2000년대 이후 거의 빠짐없이 가을 잔치에 진출했다. 지금 후배들 대부분이 만원관중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기 죽지 않고 제 기량 이상을 발휘해 낸 선수들이다. 이제 후배들은 큰 게임을 즐길 줄 안다. 반면 롯데는 2000년대 들어 한동안 가을 잔치에 오르지 못하다 지난해 오랜만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3전 전패로 물러났다. 비교가 안 된다.

특히 우리 선수들은 최근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실패한 아픔이 있어 어느 때보다 우승에 목 말라 있다. 준우승의 아픔은 이제 독기가 될 것이다. 선수들은 이번 만큼은 우승하자는 결의로 똘똘 뭉쳐 있다. 더구나 롯데 같은 경우엔 4위가 목표였지만 우리 팀은 우승이 목표인 팀이다. 당연히 우리가 한 수 위다. 2년간의 아쉬움을 털기 위해 롯데는 밟고 올라가야 하는 하나의 계단에 불과하다.

두산의 약점은 선발 투수진이라고 하지만 임태훈 이재우 김상현 등 막강 중간 투수진이 있다. 단기전에선 불펜이 탄탄한 팀이 강팀이다. 내야수 안정감에서도 우리가 앞선다. 김동주 손시헌 고영민 등 주전 내야수가 주는 안정감이 롯데보다 훨씬 뛰어나다. 큰 경기는 작은 수비 실책 하나에서 갈린다는 점에서 롯데는 불안하다. 롯데는 경험이 적은 장성우가 안방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 두산의 발 빠른 선수들이 조금만 흔들어주면 충분히 상대 내야진의 혼을 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고 배팅감각을 지닌 3번 김현수와 4번 김동주가 버티는 중심 타선의 무게감도 우리가 앞선다.

○롯데 박정태

갑갑한 승부가 될 것 같다. 하지만 단기전은 부산정서와 맞는다. 가족처럼 뭉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두산 팬들이 노할지 모르겠지만(웃음) 3승1패로 롯데가 이기지 않을까?

솔직히 포스트시즌은 경험이 중요하다. 그 다음이 정신력과 체력이다. 롯데는 1년 전 패배의 잔을 들이켰다. 얼마 전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조성환, 이대호와 연락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눈빛만 보고도 기대를 갖게 됐다.

그러고 보니 롯데와 두산의 포스트시즌 대결은 1995년 한국시리즈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2루수였던 내가 에러를 범해서 롯데가 졌다. 나 때문에 우승을 못한 것이라 생각하기에 지금도 그 순간이 후회되고, 한(恨)으로 남아있다. 14년이 지나 후배들에게 복수해달라는 식으로 말하고 싶진 않다. 다만 프로는 1등만이 살아남고, 2등은 소용없다.

두산은 강적이다. 응집력이 있다. 객관적 전력은 롯데보다 우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롯데엔 폭발력이 있다. 바로 팬이다. 팬들의 염원하는 기(氣)가 롯데에게는 전력이다. 어디를 가도 팬들은 롯데의 홈구장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1차전이 제일 중요하다. 상대의 기(氣)를 눌러버려야 한다. 경험상 우승하려면 실력과 정신력과 주변 여건, 운 등이 다 맞아떨어져야 된다. 지금 롯데는 우승까지 할 수 있다. 만신창이 몸으로 뛰고 있는 주장 조성환을 중심으로 코치진 선수단 프런트의 하고자 하는 그 의욕을 느끼고 있다. 조성환은 나보다 더한 악바리다. 감사하고 대견하다.

준플레이오프 기간 사직구장을 찾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뒤에서 기도하는 것이 내 몫이 아닐까 싶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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