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밴드,여심을사로잡다

입력 2009-09-29 21: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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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이 최고야” 한 여성 관중이 롯데 팬의 트레이드마크 주황색 비닐봉지를 머리에 쓴 채 홍성흔의 이름이 적힌 수건을 들고 열정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잠실|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이것만쓰면TV나온다’유혹…너도나도“하나주세요”
“이것만 쓰면 TV에 바로 나와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는 동요가 떠올랐다.

잠실구장 입구 앞에 있던 키다리 아저씨 주위로 여자 팬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놀이공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마스코트가 달린 헤어밴드와 풍선으로 만든 곰돌이와 갈매기 헤어밴드를 “2개 5000원” “박리다매도 가능해요” “10개 사면 하나는 보너스”라는 솔깃한 말로 여자 팬들을 유혹했다.

그러나 한번 보고 웃으면서 지나가는 그 여자 팬들을 “이것만 쓰면 TV에 바로 나와요”라고 말하며 발길을 붙잡았다.

요즘 스포츠중계 프로그램에서 특색 있는 응원 멘트로 카메라에 자주 비춰지는 것을 이용해 이 키다리 아저씨는 재미있는 멘트로 그냥 지나쳐가는 팬들을 잡아끌었다. 함께 응원을 온 4명의 친구는 구입한 헤어밴드를 머리에 하나씩 나눠 쓰고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경기장 주변으로 많은 응원도구와 각종 상품이 팬들의 구매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키다리 아저씨 손에 들려있던 헤어밴드만 불티나게 잘 팔렸다.

이후에도 “전광판에 예쁘게 나오고 싶은 분 모이세요”라는 말로 다른 팬들의 심리를 자극했다. 키다리 아저씨 분장을 한 김 모 씨는 “100여개 넘게 준비했다. 현재까지 절반이상 팔린 것 같다. 한꺼번에 10개도 사간 팬들도 있고 여자친구와 함께 온 남자 팬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잠실 |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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