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소름돋는구원등판’…NLCS 1차전서1이닝무실점‘96마일’

입력 2009-10-16 13:16:23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찬호.스포츠동아DB

소름이 돋았다. 생애 최고의 피칭 ‘탑5’에 들어갈 최고의 투구내용 중 하나였다. ‘코리언특급’ 박찬호(36.필라델피아)의 녹슬지 않은 기량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박찬호는 1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챔피언십시리즈(NLCS) 1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박찬호가 호투한 필라델피아는 접전 끝에 상대팀을 8-6으로 제압, 귀중한 1차전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부상으로 디비전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위력적인 피칭이었다. 박찬호는 팀이 5-4로 앞선 7회말 무사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다저스가 자랑하는 중심타선(매니 라미레스-맷 캠프-케이시 블레이크)을 상대해야 부담스러운 등판이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96마일(154킬로)에 이르는 광속구와 80마일 중후반대의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패스트볼은 전성기 시절의 라이징패스트볼을 연상케 했고, 고속 슬라이더는 단 하나의 정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강타자 라미레스를 내야땅볼로 처리해 2루주자를 묶은 박찬호는 맷 캠프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찬호는 후속타자 블레이크까지 내야땅볼로 잡아 간단하게 이닝을 마무리했고, 8회초 공격에서 대타와 교체됐다. 박찬호가 5-4 리드를 지켜내자 필라델피아는 이어진 8회초 공격에서 3점을 추가했다.

이날 호투로 박찬호는 포스트시즌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박찬호는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4.2이닝을 투구하면서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0.00.

이날 박찬호의 등판은 팬들과 박찬호에게 묘한 감정을 들게 했다. 경기가 열린 다저스타디움은 박찬호가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 오랫동안 자신을 응원해준 다저스팬들 앞에서 다저스 선수들을 상대해야 했다. 지난 시즌에는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현 소속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포스트시즌에서 대결한 바 있다.

두 팀의 이날 경기는 예상을 깨고 타격전으로 흘러갔다. 필라델피아는 초반 제임스 로니에게 솔로홈런을 얻어 맞아 선취점을 내줬으나 5회초 카를로스 루이스의 3점 홈런 등으로 대거 5득점, 간단하게 경기를 뒤집었다.

필라델피아는 5회말 라미레스에게 홈런을 허용해 1점차로 쫓겼지만, 8회초 라울 이바네스가 승리를 확정짓는 3점 홈런포를 쏘아 올려 8-4로 달아났다. 다저스는 8회말 2점을 만회했으나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저스는 필라델피아보다 6개가 많은 14안타를 때려내고도 패배의 쓴맛을 봤다. 두 팀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동아닷컴]




뉴스스탠드